EU, 이탈리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이탈리아가 오는 13일(이하 현지시간)까지 현 예산안을 수정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양측의 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EU 집행위원회는 이탈리아의 2019회계연도 예산안을 거부하고 이를 수정해 다시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8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예산안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재차 밝혔다.

콘테 총리는 "EU 집행위의 내년도 성장 전망은 우리의 경제정책과 구조 개혁에 대한 긍정적 영향을 과소평가했다"라며 "우리는 성장률이 높아지고, 부채와 적자가 줄어드는 공공재정에 대한 추정치를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집행위는 이탈리아가 잠정 예산안을 그대로 추진할 경우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2.9%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이탈리아가 추정한 전망치인 2.4%를 웃도는 수준이다.

집행위는 2020년 이탈리아의 재정적자는 GDP의 3.1%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해 정부가 전망한 2.1%를 크게 웃돌았다.

또 2019년과 2020년 이탈리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2%, 1.3%로 예상해 정부 예상치인 1.5%, 1.6%보다 낮게 제시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이탈리아와 EU 간의 적자 예상치가 차이가 나는 것은 성장률 전망과 정부 지출 부문에서의 차이 때문이라며 "우리 추정치가 더 신중하게 책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안에 협상 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라며 이탈리아에 예산안 수정을 촉구했다.

모스코비치는 그럼에도 "이탈리아가 유로존 내에 남아있길 바란다"라며 "이탈리아가 유로존을 떠난다면 이는 이탈리아에도 EU에도 미래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행위는 이탈리아가 예산안을 수정하지 않을 경우 '초과 재정적자 시정 절차(EDP·Excessive Deficit Procedure)'개시를 권고할 수 있다.

EDP는 회원국에 EU의 재정적자 규정에 따라 예산안을 수정하도록 권고하고, 이를 위반 시 벌금을 부과하는 절차다.

이탈리아 재무부에 몸담았던 LC 매크로 어드바이저스의 로렌조 코도그노는 EU 집행위가 이탈리아에 대한 제재를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것처럼 보인다며 "13일까지 (이탈리아) 정부가 도입을 검토하려는 어떤 것도 양측의 간극을 좁히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채권시장은 이미 시장의 불안을 반영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채금리는 EU 집행위의 성장률 전망치가 발표된 후 전장대비 5.82bp 오른 3.40%까지 올랐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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