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 경제부총리가 중심 돼 끌고 가야"



(세종=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제정책을 둘러싸고 엇박자를 노출해 온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동시에 교체하면서 그간 지속해 온 경제 콘트롤타워 논란이 끝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경제부총리에 지명하고,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을 정책실장으로 임명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을 동시에 교체하기로 한 것은 좋지 않은 경제상황을 되돌리려는 쇄신 측면도 있지만, 경제 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투톱이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어온 데 따른 부작용과 비판이 적잖았다는 점도 고려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부인하고 있지만, 사실상의 문책성 인사인 셈이다.

청와대가 이날 홍남기 후보자와 김수현 실장의 인사를 발표하면서 강조한 것도 '원팀'과 '정책조율 능력'이다.

그만큼 그간 지속해 온 콘트롤타워 논란을 종식해야만 현 정부가 추구하는 포용국가의 기틀을 다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청와대는 두 사람의 역할에 대해 "경제는 야전사령탑으로서 홍남기 후보자가 총괄한다"며 "김 실장은 포용국가의 큰 그림을 그려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경제정책을 종합적으로 입안하는 청와대와 집행하는 기재부 간 갈등 요인은 잠재된 만큼 이번 인사를 통해 경제 콘트롤타워에 대한 명확한 입장 정리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홍남기 후보자도 이를 의식한 듯 후보자 지명 일성으로 경제 정책의 중심은 부총리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홍 후보자는 청와대 지명 직후 국무조정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에 대해서는 경제부총리가 중심 돼 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사견을 전제로 "경제는 경제부총리가 컨트롤타워가 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홍 후보자의 전임자인 김동연 부총리는 취임 이후 법인세와 소득세를 올렸던 세법개정안과 최저임금 인상 등 굵직한 정책에서 청와대와 여당에 끌려다닌다는 '패싱론'에 시달렸다.

정책 주도권을 두고 혼선을 빚는 동안 우리 경제 곳곳에서 부작용은 커졌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월평균 취업자 수는 10만 명으로 정부가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수정한 18만 명에 한참 못 미쳤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도 3%를 포기하고 2.9%로 수정했지만,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책연구기관인 KDI마저 올해 2.7%, 내년 2.6% 성장률을 제시하며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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