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내부서도 인상 종료 시점 두고 의견 분분

"내년 경기둔화 전망…트럼프 요구 많아질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내달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지만 관심은 긴축 사이클 종료 시점에 모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9일 보도했다.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긴축을 점점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연준의 판단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8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00~2.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위원회는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점진적인 추가 인상이 경제 활동의 지속적인 확장과 노동시장 호조, 물가상승 목표 등과 부합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12월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이미 연준은 올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왔기 때문에 놀라운 일은 아니다. 지난 10월 급락했던 주가도 회복되고 있어 성명문에는 이에 대한 우려도 언급되지 않았다.

관심의 초점은 향후 금리 인상 속도다.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은 3년째 지속됐고 기준금리는 2% 이상으로 높아졌다.

신문은 2020년까지 인상을 지속해 기준금리를 3.5%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 연준의 메인 시나리오지만 인상 조기 중단론이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9월 취임한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10월 한 강연에서 "물가가 안정된다면 점진적 이상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경제 생산성이 오르고 있어 인플레 압력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랜들 퀄스 부의장도 지난달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늘어날수록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없애는 데 있어 더 점진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두 명의 부의장이 금리 인상 장기화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신중한 시각이 나오는 이유는 연준이 금리 천장을 3% 정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FOMC 멤버들은 경기를 식히지도, 과열시키지도 않는 중립적인 정책 금리 수준을 3%(중앙값)로 분석하고 있다.

정책 금리가 3%를 넘으면 긴축 압력이 커지고 계획대로 3.5%까지 올리면 경기가 급랭할 우려가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가 너무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파월 의장에 대해 여러 차례 불만을 표시해왔다.

반면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같이 물가 과열을 예방하기 위해 금리를 중립수준을 약간 웃도는 정도로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9월 FOMC 회의에서 일부 위원은 통화정책이 '당분간 제약적인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했고, 추가적인 몇몇 위원들은 통화정책이 '일시적으로(temporarily) 제약적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신문은 대형 감세 효과 후퇴로 2019년 이후에는 경기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보이며,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백악관이 경기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 중앙은행 관계자는 "연준이 인사권을 가진 대통령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비둘기 색채를 띠고 있는 두 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들이다.

여기에다 이달 중간선거에서 의회 권력이 분점되면서 기동적인 정책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문은 경기가 침체될 경우 금융정책 대한 의존도가 다시 높아질 수 있으며 트럼프의 요구가 한층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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