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정부의 9·13 대책이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효과를 발휘하면서 강남 집값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반작용으로 집값이 하락하는 강남과 달리 줄곧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지방도 적지 않아 양극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모양새다.

9일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로 이뤄진 동남권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달 22일부터 3주 연속 하락세다.

이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0.09% 하락했다. 지난달 마지막 주까지는 강동구가 상승으로 버텼지만, 이달 첫째 주에 강동구도 보합까지 내려왔다.

이 기간 동남권에서는 서초구의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내렸다(-0.19%). 강남구와 송파구도 비슷한 수준(-0.18%)으로 아파트 매매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

정부의 9·13 대책 효과가 추석 명절을 지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강남 3구의 부진 속에 서울 아파트 가격은 60주 만에 보합으로 전환했다.

그럼에도 강남 3구를 비롯한 주요 수도권의 집값이 완전히 잡혔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올해 서울 동남권의 아파트 가격이 8.46%나 올랐고, 서울 전체 아파트도 7.21%의 상승률을 기록한 탓이다. 최근 강남지역의 집값 조정은 급하게 오른 데 따른 반작용인 셈이다.





여전히 부동산 가격문제로 고민이 많은 지역은 지방이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공표지역 중에서 서울의 강남 3구보다 집값 하락폭이 큰 지역이 74곳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경남 거제시부터 경기도 포천시까지 다양하다. 강남 3구처럼 규제로 집값이 떨어진 지역도 있으나 대부분은 이전부터 집값이 힘을 쓰지 못하던 곳이다.

거제시와 울산 등 경상남도와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집값 하락현상이 두드러진다. 최근 국내 조선업황 부진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서울 집값이 오를 때도 힘을 쓰지 못했다면, 최근 서울 집값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이 지역의 집값 낙폭이 더욱 커진 셈이다. 집값의 양극화 현상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강남 등 일부 지역 집값의 하락세는 규제 외 수급 요인이 겹쳐 소강상태가 강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9천여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인 송파 헬리오시티의 입주가 대기하고 내년까지 일원동과 개포동 등의 재건축 단지 입주, 3기 신도시 발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매수자들은 추가적인 가격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데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다주택자 규제로 매수를 보류하고 투자자들도 있다며 "실수요자들은 주택공급규칙 개정으로 무주택자들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는 분양시장과 올해 연말 발표되는 3기 신도시 공급계획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당분간 거래 없는 소강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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