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로 위험자산 선호가 물러나며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9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3bp 하락한 3.189%를 기록했다. 이번주 2.4bp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5bp 내린 2.934%를 보였다.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번주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지만, 이날 하락으로 주간 상승폭은 2.3bp로 줄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3.3bp 내린 3.392%를 나타냈다. 거의 4주 동안 최대 하루 하락률이다. 이번주 6.2bp 떨어졌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6.3bp에서 25.5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다소 매파적인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를 소화한 미 국채시장은 위험자산 후퇴로 상승했다.

중국 당국의 잇따른 경기 부양책에 이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중국 경제의 하락 압력을 경고하는 등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아시아증시가 하락했다. 이어 유럽,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특히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10일 연속 하락하면서 미 국채 값 상승에 힘을 보탰다.

석유는 소비자물가지수의 주요 요소인데, 에너지 가격 하락은 인플레이션의 잠재적인 상승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제어되면 고정 이자를 주는 채권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날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최근 6년 동안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해 국채수익률이 장중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수 상승의 대부분이 가솔린 가격 상승 등의 일시적 요인이어서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다시 하락했다.

10월 PPI는 전월 대비 0.6%(계절조정치) 급등했다. 2012년 9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3% 상승이었다.

UN 연방 크레딧의 크리스토퍼 설리반 최고투자책임자는 "PPI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약간의 우려가 있다"며 "오히려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가격을 전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미래 기업 이익에 압박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기대도 줄어들고 있다.

중간선거 이후 시장에서는 추가 감세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분쟁에서 관세를 더 공격적인 협상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도 줄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콜럼비아 인베스트먼트의 진 타누조 채권 매니저는 "국채수익률 상승과 달러 강세를 이끈 '트럼프노믹스' 기대를 이제는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에 따라 기업 이익이 늘었고, 이에 힘입어 미국 경제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미국 경제 호조에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올해 상승세를 지속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민간기업이 은행에서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중국 당국이 잇따라 부양책을 내놓은 것은 중국 경제가 계속해서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정부가 인정한 셈"이라고 말했다.

안전자산 선호 속에 독일 국채 값은 상승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4.8bp 떨어진 0.408%를 나타냈다. 반면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과 거의 같은 3.402%를 기록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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