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9일(미국시간) 뉴욕 유가는 초과 공급 우려로 하락세를 지속하며 이번주 5% 가까이 급락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가 하락이 지속된 가운데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가 커져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로 위험자산 선호가 물러나며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지속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최근 심상찮은 국제 유가 급락과 중국 경제에 대한 끊임없는 우려가 전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80% 하락한 60.19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60달러 선을 내주기도 했으며 결국 3월 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주 4.7%나 급락했다.

또 WTI는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는 1984년 7월 18일부터 31일까지 연속 하락한 이후 가장 긴 연속 하락 기록이다.

브렌트유 역시 0.70% 내린 70.18달러에 움직였다.

WTI는 지난달 3일 기록한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폭락해 이미 본격적인 약세장에 진입했다. 브렌트유 역시 이날 장중 70달러대를 밑도는 등 WTI와 함께 약세장 합류가 임박했다.

11월 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금리 인상 지속 방침을 재확인한 가운데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해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유가는 통상 전세계 경제가 얼마나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최근 유가 하락에는 공급 증가가 자리 잡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향후 수요 둔화 우려가 깔려있다.

10월 중국 자동차 판매가 12%나 급감하는 등 중국 경제 우려도 다시 커졌다. 여기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중국 경기 둔화 경고를 내놨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지난 10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6%(계절조정치) 급등해 거의 최근 6년 동안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인 0.3% 상승도 웃돌았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수 있는 지표였지만, 가솔린 영향 등 일시적 요인이 강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왔다.

지난 9월 미국 도매재고는 전달 대비 0.4% 늘어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시장 예상치도 웃돌았다.

1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98.3으로, 전월 확정치인 98.6보다 하락했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높았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1.92포인트(0.77%) 하락한 25,989.3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5.82포인트(0.92%) 내린 2,781.0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3.98포인트(1.65%) 하락한 7,406.90에 마감했다.

중간선거 전후 랠리로 다우는 이번주 2.8%, S&P500은 2.1% 올랐다. 나스닥은 0.7% 상승했다. 이번주 다우 상승률은 3월9일로 끝난 주간에 3.25% 급등한 이후 가장 컸다.

중간선거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라는 '빅 이벤트'를 소화한 증시에 글로벌 경제 우려가 재부상했다.

중간선거 전후로 증시가 가파르게 올랐던 만큼 기존 잠재된 악재에도 투자심리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또 중국 정부가 새로운 은행 대출 규정을 발표하는 등 잇따른 부양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이는 정부가 중국 경기 둔화를 인정하는 셈이라는 분석 속에 중국 등 아시아증시도 큰 폭 하락했다. 달러-위안은 다시 7위안대에 근접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유로존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유럽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3%와 1.9%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다우지수는 장중 308.31포인트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지만 장 후반에 낙폭을 만회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도 장 후반 비슷한 회복 움직임을 보였다.

종목별로는 경기에 민감한 캐터필러 주가가 하락했으며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에 대표적인 성장주인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알파벳 등 기술주도 일제히 내렸다.

GE 주가는 JP모건이 월가에서 가장 낮은 6달러의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장중 10% 가까이 급락하다 결국 5.71% 하락했다. 디즈니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에 1.7%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재료와 기술주가 1.5% 이상씩 내리며 하락을 주도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긴축 의지를 지속한 만큼 시장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GW&K 인베스트의 아론 클락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실적시즌이 마무리되면서 매크로 이슈가 올해 남은 기간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며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반사작용은 끝났으며 이탈리아 예산안,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 등 우려 요인으로 투자자들의 경계심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5.8%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25% 상승한 17.4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3bp 하락한 3.189%를 기록했다. 이번주 2.4bp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5bp 내린 2.934%를 보였다.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번주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지만, 이날 하락으로 주간 상승폭은 2.3bp로 줄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3.3bp 내린 3.392%를 나타냈다. 거의 4주 동안 최대 하루 하락률이다. 이번주 6.2bp 떨어졌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6.3bp에서 25.5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다소 매파적인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를 소화한 미 국채시장은 위험자산 후퇴로 상승했다.

중국 당국의 잇따른 경기 부양책에 이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중국 경제의 하락 압력을 경고하는 등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아시아증시가 하락했다. 이어 유럽,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특히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10일 연속 하락하면서 미 국채 값 상승에 힘을 보탰다.

석유는 소비자물가지수의 주요 요소인데, 에너지 가격 하락은 인플레이션의 잠재적인 상승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제어되면 고정 이자를 주는 채권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날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최근 6년 동안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해 국채수익률이 장중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수 상승의 대부분이 가솔린 가격 상승 등의 일시적 요인이어서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다시 하락했다.

10월 PPI는 전월 대비 0.6%(계절조정치) 급등했다. 2012년 9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3% 상승이었다.

UN 연방 크레딧의 크리스토퍼 설리반 최고투자책임자는 "PPI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약간의 우려가 있다"며 "오히려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가격을 전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미래 기업 이익에 압박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기대도 줄어들고 있다.

중간선거 이후 시장에서는 추가 감세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분쟁에서 관세를 더 공격적인 협상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도 줄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콜럼비아 인베스트먼트의 진 타누조 채권 매니저는 "국채수익률 상승과 달러 강세를 이끈 '트럼프노믹스' 기대를 이제는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에 따라 기업 이익이 늘었고, 이에 힘입어 미국 경제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미국 경제 호조에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올해 상승세를 지속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민간기업이 은행에서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중국 당국이 잇따라 부양책을 내놓은 것은 중국 경제가 계속해서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정부가 인정한 셈"이라고 말했다.

안전자산 선호 속에 독일 국채 값은 상승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4.8bp 떨어진 0.408%를 나타냈다. 반면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과 거의 같은 3.402%를 기록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79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3.991엔보다 0.199엔(0.17%)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372달러를 기록, 전장 가격인 1.13599달러보다 0.00227달러(0.20%)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00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9.48엔보다 0.48엔(0.37%)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22% 상승한 96.890을 기록했다. 이번주 0.4% 올랐으며 4주 연속 상승했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점진적인 금리 인상 의지를 재확인한 뒤 달러화는 대체로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전일에도 성명서 발표 이후 올해 12월을 포함해 내년까지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며 달러는 상승폭을 점차 키웠다. 달러지수는 지난 8월 이후 하루 상승률로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는 2~2.25%로 동결했다.

11월 성명서가 9월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지만, 10월 금융시장 혼란에 대한 언급이 없어 매파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그동안 달러 강세 요인이 됐던 미국 경제의 나홀로 호황 지속, 연준의 다른 중앙은행과 차별화된 금리 인상 방침 등이 다시 살아났다.

BK 에셋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외환 전략 이사는 "연준이 보여준 분명한 매파적인 성명서 영향으로 달러 매수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킷 주케스 최고 외환 전략가는 "연준은 고용시장 호조를 바탕으로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며 무역 긴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며 "미국과 중국의 계속되는 말 공격이 있지만, 무역 협상은 거의 타결됐고, G20 회의에서 타결될 것이라는 데 매우 낙관적"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장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은 월가가 선호하는 방향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시간과 조건으로 할 것이라는 강경 발언을 한 점 역시 달러 강세를 도왔다.

무역긴장이 고조될 수록 달러의 상대적인 안정성이 부각돼 달러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중국 경제 우려가 다시 불거지며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면서 달러는 일본 엔에 대해서는 하락했다. 반면 유럽 통화에는 강세를 보였다.

유럽 위원회는 향후 2년 동안 이탈리아 정부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이 이탈리아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로 인해 재정적자 역시 이탈리아 정부 추정보다 훨씬 더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의 무역수지와 제조업 지표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0.7%에서 0.6%로 줄었다. 시장 예상에는 부합했지만, 기업투자가 3분기에 후퇴했다. 이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브렉시트 기대로 그동안 올랐던 파운드-달러는 하락해 1.30달러대를 다시 내줬고, 유로-달러 역시 1.13달러대 초반으로 밀려났다.

중국 경제 둔화 우려 속에서 중국 위안화 역시 달러에 다시 약세를 보여 달러-위안은 7위안대에 근접했다.

멕시코 페소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당선자가 은행 규제를 일부 철회하면서 상승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8달러(0.8%) 하락한 60.1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3월 초 이후 최저치다.

WTI는 이번주 4.7% 하락을 포함해 5주 연속 하락했다.

베스코프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1983년 이후 9거래일 연속보다 더 길게 유가가 하락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이번 기록이 최장 기록이라고 분석했다.

WTI는 전일 지난달 3일 기록한 최근 고점 대비 약 21% 폭락해 이미 약세장에 진입했다. 이날은 공급 우려 속에 더 내렸다.

미국이 중국과 인도, 한국 등 주요 이란산 원유 수입국에 제한적 예외조치를 허용한 이후 유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이란 원유 관련 제재 예외조치가 있기 전인 불과 5주 전만 해도 유가는 4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의 제재 예외 인정에 따라 이란산 원유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줄어든 반면 초과 공급 우려는 커졌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지난주 산유량이 하루평균 1천160만 배럴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IA는 또 내년 하루평균 산유량이 1천210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이번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장비 수는 886개로 전주보다 12개 늘었다. 지난 5월 말 이후 주간 최대 상승 기록이다.

원유 채굴장비 수는 2014년에 1천 개를 넘기며 정점을 찍은 뒤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2016년 이후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나머지 두 주요 산유국의 생산량도 지난 6월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수요 둔화의 목소리는 더 높아지고 있다. 기업 이익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 속에 내년 감익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경제 둔화 가능성을 높인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부담이 있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관련 논의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의 크리스찬 말렉 EMEA 유가, 가스 분석 대표는 "그동안 원유시장이 타이트하다는 인식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타이트하지 않다"며 "실제로는 생산이 과잉이고, 남아도는 공급이 있다"고 말했다.

말렉 대표는 "이번 사우디와 러시아의 논의가 매우 중요하지만, 항상 그랬듯 논의에서 컨센서스가 만들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마이클 켈리 개발·생산 리서치 대표는 "분기 실적 보고서를 보면 채굴업체들은 비용을 늘려서까지 생산을 늘리기보다는 현금 흐름이 발생하고 기업 이익에 도움이 되는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미국의 생산 증가가 1년 전처럼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올해는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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