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은행 차기 노조위원장 선거가 '6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최근 안팎의 악재에 시달리며 은행 내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변화를 외치는 후보자들이 대거 등장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일 마감된 신한은행 5대 노조위원장 선거 후보자 등록에는 권도익ㆍ김순길ㆍ김용준ㆍ김진홍ㆍ배수홍ㆍ서광석(이하 가나다순) 후보자 등 총 6명이 이름을 올렸다.

노조위원장 선거에 이처럼 많은 후보군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명의 후보 등록은 시중은행 전체 노동조합 선거에서도 전례 없는 일이다.

현 노조 집행부가 두 번 연속 '집권'하면서 세대교체 요구가 커진 영향이다.

후보들의 연령대도 젊어졌다. 노조위원장 도전자 절반이 1970년대 중후반 출생자다.

후보자와 함께 팀을 이룬 부위원장 등 예비 집행부에도 대리급 다수가 포함됐다.

이들 후보군의 공통된 키워드는 반성과 변화로 요약된다.

그간 상호 협력적 노사 관계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노조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 후보자는 "최고경영자를 둘러싼 잡음을 비롯해 연봉 등 복지혜택을 살펴봐도 직원들 사이에서 신한은행에 대한 프라이드가 많이 떨어졌다"며 "안정에 치우쳐 무책임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색깔 있는 목소리를 낼 노조가 나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갈수록 심해지는 업권 내 과당경쟁 해소와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산적한 현안이 많은 만큼 직원들의 노동 환경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후보자 절반 이상이 현재 지점이나 고객센터 등 현장에서 대면 영업을 하고 있어 현실적인 노동 환경의 변화를 가장 중요하게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후보자는 "정치적 명분 보다는 젊어진 직원들의 실리와 그간 무책임하게 방치했던 노동 환경의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 가장 절실하다"며 "인력 충원 없이 현재의 영업 행태로는 지금의 노동 강도에 변화를 줄 수 없어 이 부분에 대해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들이 대거 출마하면서 물밑 경쟁도 치열해졌다.

은행 내부에선 벌써 상대 후보군에 대한 비방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후보들이 얼마나 차별화된 공약을 내세울지도 관심이다. 저마다 기존 노조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후보군의 절반은 현재 노조나 이전 노조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신한은행의 노조위원장 선거는 내달 5일 전자투표를 통해 치러진다.

이날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상위 1,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내달 13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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