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과 미국의 시중금리가 장기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고 있다.

1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 차이는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스프레드는 90.08bp에 달한다.

한미 금리가 장기 디커플링 기조를 보이는 이유는 양국의 기준금리 격차, 경기 상황 차이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미국은 수급과 경제 영향 등으로 금리가 오르는데, 한국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셈"이라며 "한국 시장 금리가 미국을 추종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급 요인도 한미 금리차 확대에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재정적자로 국채 발행 물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은 세수 호조로 국채 발행 물량이 수요 대비 많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올해 말까지 1조3천400억 달러가량의 국채 발행을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의 2배 이상 수준이며, 2010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발행 규모다.

장기 디커플링은 시장 일각에서는 뜻밖의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연구원은 지난 9월 국고채 10년물 금리 전망을 2.85%에서 2.35%로 내렸다. 그는 시장 상황에 맞춰 전망 수치를 내렸지만 한국 금리가 미국을 따라 오를 것이라는 분석은 유지했다.

지난 19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한 금통위원은 "보다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할 부분은 모든 만기의 국내 시장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진 현상"이라며 "10년물 국채 금리 격차가 80bp가량 벌어진 현재 상황은 중요한 함의를 내포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면 재정거래 유인도 점차 약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년짜리 기준으로 보면 재정거래 유인이 30bp 내외인데, 금리 역전폭이 이를 상회할 정도로 확대하면 외국인 입장에서도 액션을 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의 3년 미만 단기 채권 보유 비중이 계속 높아졌기 때문에 이는 재정거래 수요로 들어왔던 자금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인의 채권 보유 듀레이션은 10월 이후 하락 추세다.

신 연구원은 "한국은행도 이런(재정거래 유인 약화) 부분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금리를 따라서 올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채권 보유 듀레이션 추이. 화면번호 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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