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지도부가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화해의 손짓을 잇달아 보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10일 베이징을 방문 중인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을 만나 중국과 미국이 "상호존중과 평등, 상호 이익"의 원칙으로 경제적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측은 두 정상이 합의한 가이던스에 따라 경제와 무역을 포함한 분야의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났다.

시 주석은 당시 미중 양국이 상대방의 전략적 의도를 정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 역시 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포럼에 이어 10일에도 키신저 전 장관과 회동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키신저 전 장관과의 회동을 통해 이달 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를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 1972년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과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 사이의 사상 첫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바 있다.

푸단대학교의 션 딩리 전문가는 "중국 지도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믿을 만한 누군가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왕 부주석과 키신저 전 장관이 짧은 시간 동안 2번이나 만난 것이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막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히 무언가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빨리 두 번이나 만날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부총리와 왕 부주석 모두 미중 관계에서 키신저 전 장관이 기여했다는 점을 치켜세웠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중관계는 매우 중요해서 세계 평화와 번영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위안 정 미중관계 전문가는 그러나 키신저 전 장관의 중국 방문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키신저 전 장관이 트럼프 권력 서클의 핵심이 아니고 그의 컨설팅 업체가 중국으로 부터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사이다. 이 때문에 그의 중국 방문이 미중 관계에 특별한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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