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연기금이 지난주 유통시장에서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금융채를 대규모로 매도해 그 배경에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연기금은 2019년 6월 만기 산업금융채권(산금채) 두 종류를 각각 606억 원과 800억 원 규모로 내다 팔았다.

연기금은 같은 날 2019년 11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산금채 세 종류도 각각 100억 원과 505억 원, 602억 원어치 매도했다.

이들 채권은 2~5년 만기로 발행된 이표채로 만기를 약 7개월 남겨둔 종목은 1.930%, 1년 남짓 남겨둔 종목은 2.000%에 거래됐다. 총 거래액은 2천613억 원이다.

연기금은 또 이달 5일에는 2019년 3월 만기 농업금융채권(농금채) 두 종목을 각각 300억 원과 1천501억 원어치 내다 팔았다.

또 2019년 12월 만기 농금채 한 종목을 200억 원 규모로 매도했다.

이들 이표채는 발행 당시 만기 2~3년짜리로, 내년 3월 만기가 도래하는 두 채권은 각각 1.870%와 1.880%에, 내년 12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은 2.069%에 거래가 체결됐다. 거래 규모는 모두 합해 2천1억 원이다.

연기금은 통상 금융기관이 발행한 이표채를 이자 수익 확보 목적으로 만기까지 보유하기 때문에 지난주 유통시장에서 금융채를 대거 매도한 것은 흔치 않은 경우다.

자산운용업계에선 이와 관련해 대형 연기금이 11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차익을 노리고 이들 채권을 매도한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연기금 운용역은 "대형 연기금이 11월 기준금리 인상에 베팅해 산금채와 농금채를 대규모로 매도, 자본차익을 얻으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대형 연기금이 연말을 앞두고 장부상 손실을 상쇄하거나 축소하기 위해 보유 채권 중 일부를 만기 이전에 매도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기금 운용역은 "연기금이 금융채를 만기 이전에 대거 매도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며 "해당 매물이 특정 기관에서 나온 것이라면 주식 또는 다른 자산에 투자해 난 손실을 메우려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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