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국제유가 하락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달러 표시 정크본드 시장에서 석유업체들이 전체 발행잔액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어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미국 원유선물시장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한때 배럴당 59.26달러로 하락해 9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이 중국과 인도, 한국 등 주요 이란산 원유 수입국에 제한적 예외조치를 허용한 이후 유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유가가 급락하자 사우디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11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회의에서 감산 필요성을 논의했다. 사우디는 다음 달부터 하루에 5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요 감소에 따른 공급 과잉 문제를 대응하는 산유국들의 움직임이 경기 침체의 징후로 보인다며 유가 반등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퀵과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BB' 등급의 회사채 가운데 에너지·광업 회사채(10년물)의 가산금리는 지난 8일 2.2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본 주요 금융사에서 오랜기간 펀드매니저로 일했던 시장 연구원 이치오카 시게오는 "금융·자본 시장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유가 하락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는 석유회사 디폴트 리스크가 높아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는 다른 업종에도 파급된다며 "원유 시세와 하이일드 채권 가격은 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는 GE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는 점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JP모건이 GE 목표주가를 6달러로 월가에서 가장 낮게 제시한 여파로 GE 주가는 9일 한때 10% 가까이 폭락했다.

GE는 작년 석유·가스 업체 베이커휴즈와 통합했으나 경영악화로 올해 6월 베이커휴즈 지분을 3년 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신문은 유가 하락이 지분 매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원유 시장 동향에 따라 역풍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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