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주택 규제와 수주 감소 등으로 전문건설업체의 체감경기가 주택 비수기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다. 도시재생과 공공주택 확대,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등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요인이 나올지 주목된다.

12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문건설업 경기실사지수(SC-BSI)는 63.8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10.6포인트 급락하며 60대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연초에 50.5까지 내려갔다가 반등한 이후 다시 내림세다.

전문건설업의 경기실사지수는 대한전문건설협회 16개 시·도별 주요 회원사들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를 통계화한 수치다. 숫자가 낮을수록 체감경기가 부진하다는 뜻이다. 설문 대상에 하도급업체도 다수 포함돼 체감경기를 빨리 알 수 있다.





이 지수는 이달에 57.6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전문건설업 경기실사지수는 지난 2014년 1분기 이후 60 이상에서 주로 형성됐다. 지금과 같은 내림세면 통계상으로 과거 주택 비수기와 같은 상태가 되는 셈이다.

건설업에 활력이 떨어진 점이 체감경기의 걸림돌로 꼽힌다. 국내 총생산(GDP)에서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로 두 분기 연속 감소세다. 지난 분기에는 전분기보다 6.4% 축소했다. 건설업 생산은 5.3% 줄었다. 모두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모습이다.

내년에도 건설투자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건설투자가 올해보다 2.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수주도 135조원대에 그치며 5년 만에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투자 순환변동치가 매우 빠른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경기하강 속도와 비교하면 과거 대비 두 배 이상 빠르다"며 "경착륙을 우려할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국내 주택경기는 9·13 대책이 나온 이후라는 점에서 당분간 급격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남북 경제협력은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내년을 기약하게 되면서 반전 카드가 되기에 시간이 걸린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회의 예산심사와 정부의 정책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계획하는 내년도 SOC 예산의 실질 규모를 고려하면 전문건설공사의 낮은 공사 수주 체감도가 해를 넘겨 지속하지는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도시재생사업, 주택건설, 생활 SOC 등에 배정된 예산이 올해보다 늘어나면서 전체 SOC 예산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낮았던 도시재생 분야의 예산집행률도 개선될 수 있는 요소라고 이 책임연구원은 지목했다.

이홍일 연구위원은 "연말 국회에서 SOC 예산을 대폭 증액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생활형 SOC 사업 등 공약사업의 신속한 추진 속에 9·13 대책의 후속 조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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