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금융당국이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영업을 중심으로 불완전판매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집중적인 단속에 나섰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0월 26일 국회 국정감사를 마친 뒤 생명보험사에 대한 암행 점검(미스터리쇼핑)에 착수했다. 미스터리쇼핑은 금융당국이나 위탁받은 외주업체 직원들이 일반 고객으로 가장해 금융사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 금융사의 불완전판매 여부와 서비스 수준 등을 살피는 제도다.

이번 미스터리쇼핑에서 금감원은 생보사의 변액보험 영업 행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 계획이다. 변액보험의 불완전판매 비율이 다른 보험상품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간과 인력에 한계가 있다 보니 전체 상품의 불완전판매를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변액보험 중심으로 보험 가입자의 피해 소지가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변액보험 불완전판매 비율은 지난해 기준 0.44%로, 전체 상품군 가운데 종신보험(0.7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저축보험(0.18%), 어린이보험(0.24%), 암보험(0.22%) 등에 비해 확연히 높은 수치다.

생보사 별로 보면 흥국생명의 변액보험 불완전판매비율은 1.76%에 달했고 KDB생명(1.50%), 라이나생명(1.47%), 신한생명(1.06%), 처브라이프생명(0.99%)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미스터리쇼핑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한 후 실시되는 첫 점검이다. 윤 원장이 지금껏 소비자 보호 기조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금감원은 예전보다 깐깐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보호에 소홀한 것으로 드러나거나 문제점이 적발된 보험사는 강력히 제재할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스터리쇼핑에서 문제점이 적발되면 추가적인 현장검사나 감독 등의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7월 6개 생보사에 내린 경영 유의·개선 조치가 시정됐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 7월 메트라이프생명·미래에셋생명·BNP파리바카디프생명·ING생명·KB생명·PCA생명 등 6개사에 변액보험 적합성 진단이 부실했다며 경영 유의·개선 등 기관제재를 내렸다.

올 연말까지 진행되는 미스터리 점검 결과는 연내 발표된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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