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올해 예상치 못한 증시 급락이 연출되며 증권업계에서 '리서치 무용론'이 다시 확산했다.

갑작스러운 대내외 변수에 증시가 급변하는 것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은 이해하면서도, 시장의 최전방에 서 있는 리서치센터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된 것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업계 애널리스트의 숫자는 계속해서 줄어들었다. 전체 애널리스트 숫자는 재작년 말 1천125명에서 지난해 말 1천72명으로, 11월 현재는 1천20명대로 줄었다.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의 인기가 예전보다 덜해지면서, 업계 평균 연령은 계속해서 높아졌다. 젊은 신규 인력의 유입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협회에 등록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연령은 37.7세였다. 2016년 초 36.9세였고, 6년 전인 2011년에는 평균 연령이 33.4세에 불과했다.

증시 급변동 시 증권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의 예측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그럴 때마다 리서치센터는 '비용 부서'로 취급당하며 인력 감축 등 칼날을 비껴가기 힘들었다.

주요 증권사 센터의 운영에도 '리서치 무용론'에 대한 고민은 여실히 드러났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박현주 회장의 전략에 따라,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리서치 역량을 키우고 있다. 자연스럽게 국내 주식부문 인력은 줄어드는 추세다.

리서치 인력들이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영업을 지원하도록 강조한 점도 인력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합병 이후 리서치센터 내에서 중복되는 인력을 WM사업부 등에서 인하우스 리서치를 지원하도록 재배치하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의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금융투자분석사) 숫자는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타 증권사보다 훨씬 적은 60여명이다. 지난해 70명대에서 현저하게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금융투자 등이 리서치센터를 수익 부서로 변모시키며, 랩어카운트 상품 등을 운영하는 것도 이러한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 전략 등 방침에 따라 국내 주식 섹터의 경우 인력이 나가도 충원이 안 되고 있다"며 "타 부서와 협업할 때 애널리스트의 확인이나 날인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 난감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매니저들도 애널리스트들을 통해 증시 전망에 대한 어떠한 인사이트를 얻기보다는 데이터 등 자료를 얻는 데 초점을 맞춘 지 오래다"라며 "급락장에서도 '매수' 일색인 보고서 등이 무용론을 더욱 부추기는 게 아닐까 싶다"고 지적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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