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3분기 통화정책이행보고서 분석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오는 20일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 전까지는 '포치'(破七)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두 정상의 회동 전까지는 달러당 위안화의 가치가 7위안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인민은행이 환율을 관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주 인민은행이 발표한 '2018년 제3분기 통화정책이행보고서'를 이같이 해석했다.

3분기 통화정책이행보고서에서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뜻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 보고서에서 인민은행은 "필요할 경우,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인 균형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한 거시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 분기까지 언급됐던 "환율 책정에서 시장이 미치는 영향력을 증대하겠다"는 문구를 보고서에서 제외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현재로서의 위안화의 약세를 어느 정도 용인하겠지만, 환율의 핵심 지지선으로 해석되는 '포치' 수준까지는 위안화가 떨어지지 않도록 방어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중 무역 갈등과 관련해 돌파구를 이뤄낼 수 있는 실질적 기회인 G20 회동 전에는 인민은행이 적극적으로 '포치' 선을 방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동 첸 픽텐 자산운용 아시아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로써는 위안화가 중앙은행의 개입 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SCMP에 전했다.

여기다 최근 중국의 외환보유액 추이가 인민은행의 환율 방어를 시사하면서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위안화 안정에 어느 정도 개입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8월부터 중국의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위안화의 지나친 약세를 방어한 것으로 추정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E) 계산 모델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10월 140억 달러 상당의 외환을 팔았고, 9월에는 170억 달러를 매도했다.

CE는 이를 위안화의 약세 여파를 줄이려는 중국 당국의 의지로 해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장기적으로는 위안화의 약세를 허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첸 선임은 "장기적으로 종국정부는 위안화가 주요 교역국의 통화에 비해 절하되는 것을 허용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3분기 통화정책이행보고서에서 디레버리징(부채 감축) 정책을 언급하지 않은 점과 민간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점은 위안화의 약세 재료라고 평가했다.

신용 증가에 대한 규제가 소폭 완화될 경우 유동성이 풍부해져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에브리 라보뱅크 아태 수석 전략가는 3분기 통화정책이행보고서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중이 높아지고,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낼 것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그는 중국 은행들의 대출이 현재 규모인 연간 2조4천억 달러 수준에서 2021년까지는 4조 달러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브리 수석은 "(완화책은) 마지막 필사적 노력이다"라면서 "이 같은 '설탕물'도 효과가 없을 때는, 우리는 모두 심각한 문제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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