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이 벌써부터 '북클로징' 시즌에 들어갔다.

일부 은행들이 올해 목표 수익(버짓)을 채워 거래를 최대한 줄여가는 등 한 해 농사를 마무리 짓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13일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현물환 거래량은 최근 4거래일 연속 줄어들어 전일 60억 달러대로 내려앉았다.

지난 7일 장중 96억6천600만 달러가 거래됐으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 모드가 시작된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연속 약 70억 달러로 줄었고, 전일에는 69억3천800만 달러에 그쳤다.





<하반기 달러-원 추이 및 거래량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



'빅 이벤트'가 대체로 마무리된 데가 회계연도 종료를 앞두고 공격적인 스펙 거래(투기성 거래) 유인도 사라져 기업들의 실수요 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달 초 달러-위안(CNH) 환율이 7.0위안대를 바라보면서 거침없이 상승했음에도 달러-원 환율 연고점이 1,140원대 중반에 미치지 못하자 이달 초 롱포지션도 빠르게 정리된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글로벌 증시 불안정에 따라 코스피 월간 하락률이 10% 이상 확대되자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환 시장에서의 적극적인 베팅이 제한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10월부터 시작되는 연말 정산 스케줄에 따라 점차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이달 들어선 얇아진 호가대에 장중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계나 유럽계 은행의 연말 정산은 12월이라 시장의 활력은 연말이 갈수록 줄어들 수 있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이달 초부터 급격히 호가대가 얇아서 순간 변동폭이 커졌다"며 "100~200만 달러 거래에도 50전씩 밀리는 등 완연히 연말 장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더 올라봤자 평가상 이달 말 기준으로 끝나게 돼 지난달까지 거래를 끝내고 버짓을 채운 경우는 열심히 거래할 필요가 없다"며 "최근 증시에서 변동성이 워낙 컸다 보니 리스크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통화에서 적극적으로 포지션 플레이할 이유도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B시중은행 스와프딜러도 "11월이면 물량을 내년까지 끌고 갈 상황은 아니라 대부분시장에서 처리하고 내년 포지션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한국 금리 인상 이슈가 다 노출된 상황에서 정책적 시그널에 베팅해 포지션을 들어가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근로시간 단축과 휴가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딜러와 브로커 등 시장참가자들의 휴가가 몰리고 있는 것도 거래 축소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거래하는 브로커들이 5명이나 휴가를 갔다"며 "스팟, 스와프 할 것 없이 한산하고 북도 거의 채웠다"고 말했다.

D시중은행 외환딜러도 "다들 연말 버짓을 채운 경우 장기 휴가를 많이 떠나는데 올해부터 휴가가 늘어나면서 거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메이저 은행 몇 군데만 빠져도 장중 체감하는 거래량과 변동성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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