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보험사들이 채권 평가손실을 피하고자 만기보유증권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의 일반계정 만기보유증권 규모는 올해 6월 말 기준 153조6천58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1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도가능증권 규모는 331조8천688억 원으로 4.1% 감소했다.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만기보유증권도 20조1천932억 원으로 27%가량 늘었다.

미국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지난해부터 보험사들은 만기보유증권을 확대했다.

한화생명이 작년 초 58조 원에 달하는 매도가능증권 가운데 절반 이상인 약 30조 원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옮겼다.

올해 2월에는 ING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이 10조 원과 2조2천억 원 규모의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재분류했다. 흥국생명도 1조2천억 원 규모의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변경했다.

국내 보험사들은 지난 2014년부터 저금리 기조 속에서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해 채권평가이익을 얻은 바 있다.

금리가 내리면 채권가격이 올라 매도가능증권 비중이 크면 평가이익이 발생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평가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채권평가손실은 자본 감소로 이어져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하락으로 연결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시장금리가 300bp 상승할 경우 보험사의 RBC비율은 104.5%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을 통해 RBC비율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채권평가손실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만기보유증권 확대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2016년에 매도가능증권으로 모두 재분류했던 보험사들이 3년 제한이 풀리면서 만기보유증권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미 금리 역전차 확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금리 인상 시그널이 분명한 만큼 만기보유증권 비중을 늘려 채권평가 손실을 방어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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