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정부가 올해부터 2020년까지 우리은행 지분 18.43%를 전부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7.0%, 내년 7.0%, 2020년 4.43% 매각하겠다는 것인데, 내년 우리은행이 지주사를 설립하는 데 따라 계획을 1년여 미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둔화로 은행주 주가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어, 내년 매각이 현실화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 재고자산매각대'를 통해 우리은행 지분을 2018년과 2019년 7.0%씩 매각하고 2020년 잔여지분 4.43%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매각 예상대금은 6천67억2천300만 원으로 4천732만 주(7.0%)에 주당 1만4천96원을 곱했다.

주당 가격은 최근 2016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거래량을 가중평균한 주가다.

금융위의 이같은 계획은 그러나 우리은행의 지주사 설립이 진행 중인 데 따라 내년 이후로 미뤄질 확률이 높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우리은행이 내년 초를 목표로 지주사 설립을 진행하고 있어 지분 매각은 지주사 전환 이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지분 매각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예정처는 그러면서 "올해 추가적인 지분매각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9년 기금운영계획안의 매각 계획을 탄력적으로 집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 5월 "우리은행을 지주사로 전환하고 나서 최대한 조속하게 지분 매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은행주 주가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 둔화로 코스피가 약세를 나타내는 데다, 은행주 주가는 부동산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기대 약화로 코스피 대비 약세폭이 더욱 크다.

연합인포맥스 성과분석(화면번호 3145)에 따르면 코스피가 연초 이후 17.15% 하락한 가운데 우리은행 주가는 지주사 전환 기대에 힘입어 0.63% 올랐다.

반면 경쟁사인 KB금융지주는 같은 기간 25.78%, 하나금융지주는 23.89% 하락했다.

신한지주는 비교적 낙폭이 적긴 했지만 12.44% 하락하며 다른 은행주와 마찬가지로 하락세를 보였다.

내년 1월 지주사 전환이라는 소재가 현실화되면 우리은행 주가도 다른 은행주와 연동될 확률이 있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비은행 부문 강화도 내년에는 어렵다.

당초 우리은행은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자기자본비율이 개선되고 이에 따라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 마련이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 자회사 자산에 현재와 같은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이 자본비율 계산시 적용돼 자본비율이 10% 내외로 급락한다.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려면 금융감독원의 승인 심사를 거쳐 1년여간 시범 운영해야 한다.

일러야 2020년부터 내부등급법 적용이 가능하고 자본비율이 올라가며 대형 M&A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국회 예정처 역시 올해 우리은행 지분 매각이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로 지주사 전환과 함께 지분가치 하락을 꼽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부등급법을 쓰던 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그대로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던 특례조항이 2016년 일몰된 데 따라 우리은행의 주가부양 계획이 어긋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7일 금융위로부터 우리금융지주(가칭)의 설립 인가를 받았다.

우리금융지주는 내년 1월 주식의 포괄적 이전을 통해 설립된다.

기존 은행 발행주식은 모두 신설되는 금융지주회사로 이전되고, 기존 은행 주주들은 신설 금융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게 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등 6개 자회사와 우리카드 등 16개 손자 회사, 1개 증손회사(우리카드 해외 자회사)를 지배할 예정이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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