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트럼프 정부의 감세로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자금을 달러로 바꾸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연말 미국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본국 송환세가 연말 달러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장 참가자들이 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본국 송환세는 미국 기업이 해외 비축자금을 자국으로 들여올 때 세금을 우대하는 조치로, 작년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혁안에 포함됐다.

지금까지 미국 기업이 해외 이익을 자국으로 들여올 때 35%의 세율이 매겨졌지만 세제개편으로 올해 이후 이익은 비과세가 됐다. 1986~2017년에 누적된 이익에는 8~15.5%의 낮은 세율이 매겨진다.

이 여파로 미국 기업의 자금 환류 움직임은 커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 기업은 1~6월 4천644억 달러(약 529조 원)의 자금을 본국으로 송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5배에 달한다.

씨티그룹은 미국 기업의 해외 유보 이익이 2조~3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은 미국 국채 등 달러화 자산 형태지만 10~20%로 추청되는 외화 표시 자산도 감세 영향으로 달러로 전환돼 올해 달러 강세 기조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래도 연말에는 해외 자금의 본국 송환이 많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는 "올해는 감세 영향으로 해외 자금을 본국으로 들여와 주주 환원과 채무 상환에 쓰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쓰비시UFJ는 해외 이익 송환 속도가 둔화된다고 해도 7~12월 규모는 전년 대비 1.5배를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 참가자들이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정치적 요인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이와증권은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수입 비용 증가에 직면하는 미국 기업을 배려하기 위해 트럼프 정부가 융화 노선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무역전쟁 우려가 완화하면 연말 달러화는 한층 더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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