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증권선물위원회가 14일 개최된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선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금감원 재감리 결과를 심의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금융당국과 투자자들의 관심은 증선위의 판단에 쏠려 있다. 증선위가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는 데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문제로까지 의혹이 확산할 수 있어서다.

이번 증선위 심의의 핵심 쟁점은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변경에서 고의적인 분식이 있었느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시 회계처리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다. 관계회사는 시장 가격인 지분법 가치로 평가를 받는데 이 과정에서 에피스의 지분 가치가 상승하고, 결국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도 함께 상승하게 된 것이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업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고의로 회계처리를 변경했다고 보고 있다.

증선위는 지난 6~7월 진행한 회의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관련 주석 미기재 부분에 대해서만 고의성을 인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에 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며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했다.

금감원은 그러나 재감리에서도 기존의 결론에 크게 변화를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증선위에 논리 보완을 위해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 내부 문건이 공개되기도 하면서 증선위의 판단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도 관심사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 내부 문건을 공개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의도적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흑자회사로 둔갑시켰다고 주장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가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 않느냐는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오늘 회의는 4~5시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복잡한 사안이기 때문에 그동안 여러 차례 회의를 한 것이고, 결론 역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도 증선위 판단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상장 및 공시 등 관련 부서가 비상대기할 방침이다.

거래소는 자산 2조원 이상의 기업의 경우 자기자본의 2.5% 이상의 분식회계가 있고, 검찰 고발 조치가 있을 때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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