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시기 결정을 앞두고 보험계정이 국채선물 시장에서 특이한 움직임을 보였다.

시장참가자들은 보험계정이 IFRS 17 도입 연기에 베팅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14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전일 보험은 3년 국채선물을 3천161계약 순매수했다. 10년 국채선물은 2천387계약 팔았다.

보험계정의 이러한 움직임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들의 3년 국채선물 순매수 규모는 2013년 이후 가장 많다.

10년 국채선물 시장에서 보험의 순매도 역시 2011년 11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보험이 눈에 띄는 포지션을 구축한 적이 드물다는 점에 서울채권시장은 주목했다.

3년 국채선물을 사들이고 10년 국채선물을 팔았다는 건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채권시장은 보험의 이색적인 행보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았다.

이날 런던에서 IFRS 17 도입 시기가 결정된다. 일부 보험사들이 도입 연기를 기대하면서 커브 스티프닝 베팅에 나섰다는 의견도 있다.

IFRS 17 도입을 앞두고 듀레이션을 늘려야 하는 보험사는 초장기물을 지속해서 매수하고 있다.

이에 수익률 곡선은 꾸준히 눌려왔다.

IFRS 17 도입이 연기되면 보험사의 매수 탄력이 떨어질 수 있고, 이는 단기적으로는 커브 스티프닝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보험계정의 움직임이 단순한 커브 베팅일 뿐, IFRS 17 도입으로 연결하기에는 어렵다고 해석했다.

국고채 10년물 대비 3년물 스프레드가 27.1bp로 상당히 좁혀졌다. 커브가 추가로 플래트닝되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국채선물 포지션으로 연결됐다는 의미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어제 보험의 포지션에 대한 시장의 해석이 분분했다"며 "IFRS 17 도입이 연기될 것이라는 데 베팅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IFRS 17 도입이 연기되더라도 보험사는 큰 상관이 없지만, 당장 급한 곳에서는 한숨 돌릴 수 있다"며 "연기될 수 있다는 희망이 커브 스티프닝 베팅으로 연결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물 포지션을 모르는 채 선물 포지션만을 보고 보험사의 포지션을 추측하기는 어렵다"며 "단순히 커브가 많이 좁혀졌기 때문에 베팅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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