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연기금이 최근 코스피시장에서 연일 매수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10월 26일부터 전일까지 13거래일 중 이달 5일 하루를 제외하고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를 지속했다.

특히 전일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애플 실적 우려,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한 영향으로 코스피가 동반 하락한 가운데서도 182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증시가 동반 폭락하던 지난달 말 연기금이 매수로 돌아서며 제기됐던 연기금의 증시 '구원 투수론'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연기금의 매수세가 증시 상승을 견인하는 것은 아니라도 기관이 매도에 나서는 가운데 밑을 받치는 역할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0월 29일 1,996.05로 하락하며 2,000선을 내주기도 했지만, 이후 낙폭을 줄이면서 이달 2일 2,092.63까지 올라서 2,100선 탈환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최근 3거래일간 하락 장이 연출되면서 전일 종가 기준 2,071.23으로 조정을 받았다.

연기금이 최근 국내주식 매수에 나서는 이유는 코스피지수가 한때 2,000선 아래로 내려서는 등 저가매수 영역에 진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그러나 국내 경기와 기업실적 등의 펀더멘털이 연기금의 국내주식 매수세를 지속게 할 만큼 탄탄하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연기금 운용역은 "내년 국내 경기 상황에 대해 낙관하는 입장은 아니다"며 "경기가 하강하면 기업실적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국내주식 투자에 있어 조심스러운 스탠스를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제회 운용역은 "9월 이전에 국내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이미 상당 부분 감축했다"며 "국내 증시 전망에 대한 내부 논의 결과를 토대로 당분간은 투자비중을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무디스는 지난 8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거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이는 한국은행이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2.7%)보다 0.2%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또 무디스는 한국의 2019년 경제 성장률이 2.3%로 올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에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은 2.5%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무디스는 한국의 성장률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미국의 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악화하는 외부 수요, 글로벌 금융 긴축 환경 등을 꼽았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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