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정부가 수도권 중심으로 다주택자 규제에 나서면서 지방 부동산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일부 상승지역을 제외하면 지방 집값이 들썩인다고 보기 어렵고 일부 지역의 집값 강세도 규제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0%로 1년여 만에 보합세로 돌아섰다. 서울 용산구, 동작구, 강남 3구 등 그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던 지역들의 아파트값은 2주 이상 전주 대비 하락했다.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강화, 임대사업자 혜택축소 및 대출규제 등을 담은 9·13대책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지방 일부에서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뛰며 주목을 받았다. 대전은 서구(0.55%), 유성구(0.38%)가 분양시장 호조에 힘입어 급등세를 나타냈고 광주에선 최근 집값이 뛴 봉선동을 포함한 남구(0.14%)와 서구(0.12%) 중심으로 상승했다.

고가아파트 상승 폭이 커지면서 고가아파트와 저가아파트 가격차인 아파트 5분위 배율이 7년여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다.

국민은행의 부동산 플랫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의 1분위 아파트가격은 평균 1억7만원으로 전월 대비 5만원 상승한 반면 5분위 고가아파트 가격은 평균 4억7천351만원으로 1천676만원이 올랐다.

집값이 뛴 지역들은 지방 비규제지역으로 9·13 대책의 타깃이 아니었다. 이 지역들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짧고 양도소득세 과세 측면에서도 규제지역보다 유리하다.

시중 유동성이 규제를 피해 지방의 유망한 아파트로 옮겨가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임병철 부동산114 연구원은 "대구, 세종 등은 9·13 대책 이전에도 올랐던 곳이고 최근 분양이 뜸해 청약시장 분위기가 좋은 곳"이라며 "풍선효과 때문이라기보다 지역적 특수성이 집값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광주가 규제지역이 아니니 풍선효과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올해 쭉 집값이 올랐다"면서 9·13 대책 이후의 집값추이만 보면 상승폭이 오히려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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