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소재 생츄어리 빌딩 매입하기로…이달 말 SPA 체결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영국 런던에 위치한 '생츄어리 빌딩(The sanctuary buildings)'을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미국 블랙스톤으로부터 인수한다. 인수가(價)는 2억8천500만파운드(약 4천200억원) 수준이다.

이번 딜은 국내 투자기관 최초로 영국 정부가 임차 중인 건물에 투자한 사례다.

1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는 오는 30일 영국 생츄어리 빌딩의 인수를 위해 블랙스톤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이를 위해 하나대체투자는 하나금융투자를 포함한 2곳의 증권사를 투자자로 확보한 상태다. 이들 투자자도 최근 투자심의위원회를 모두 끝냈다.

이번 딜은 1억1천만파운드(약 1천600억원)를 국내 투자자들이 출자하고, 현지 대출을 활용해 나머지 자금을 확보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하나대체투자는 이미 현지 생명보험사 등과 추가 자금조달에 대한 논의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1년 준공된 생츄어리 빌딩은 런던 웨스트민스터 지구의 오피스 밀집지역에 위치한 건물이다. 지하 2층~지상 8층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영국 정부기관이 장기간 임차를 하고 있는 곳인 만큼 딜의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영국 정부기관 중 3번째로 큰 예산을 집행하는 교육부는 지난 27년간부터 줄곧 생츄어리 빌딩을 사용했다. 현재 이 빌딩에는 관련 직원만 2천200여명이 상주한다.

다만, 영국 교육부와의 추가 임대차 계약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투자자들도 향후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영국 교육부는 앞으로 15년 동안 계약해지 옵션 없이 건물 내 모든 비용을 임차인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영국 등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지난 5월 영국 런던에 있는 트웬티올드베일리 빌딩을 3억4천만파운드(약 5천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국내 금리와 역전현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을 대신해 잠재력이 큰 유럽으로 투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유럽 중에서도 독일 등은 이미 가격이 너무 올라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며 "다만, 영국의 경우 잘 찾아보면 아직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물건들이 종종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영국의 경우 파운드화가 최근 10년간 저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부분도 있다"며 "향후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가 예상되는 점도 투자 리스크를 완화시키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jw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