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주식시장 부진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4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5bp 하락한 3.120%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3bp 내린 2.862%를 보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1.3bp 떨어진 3.352%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5.0bp에서 이날 25.8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강도에 영향을 미칠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확인하고는 하락했던 미 국채 값은 뉴욕증시의 계속된 하락에 상승 반전했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동반 하락 마감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기술주 우려 등으로 좀처럼 반등다운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에 따라 미 국채와 같은 안전 투자처로 피신했다.

장 초반에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상하며 국채 값은 하락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대비 0.3%(계절 조정치) 올랐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수준이었지만, 지난 1월 0.5% 상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0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2% 올랐다.

인플레이션은 최근 미 국채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이익이 고정된 미 국채와 같은 자산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며 연준의 금리 인상에는 더욱 힘을 실어준다.

실제 올해 미 국채 값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지속해서 하락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는 매도세를, 미국의 초저금리에 익숙해진 이머징마켓에는 패닉을 유발하기도 했다.

최근 가파른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의 가속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현재로써는 인플레이션 부담을 안고 있다.

스티펠의 린드세이 피에그자 수석 경제학자는 "지난달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올랐다"며 "최근 유가 약세가 깊어지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점점 지표에 반영되면서 인플레이션의 상승 추세를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MO캐피털의 존 힐 미국 채권 전략 부대표는 "추세를 웃도는 성장과 낮은 실업률에 따라 최근 시장은 인플레이션 가속이 시작될지 우려하고 있다"며 "주택가격이 추가 하락하고 유가가 다시 내려간다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수치는 다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AB의 에릭 위노가드 선임 경제학자는 "헤드라인 CPI는 계속해서 유가 흐름을 따르고 있다"며 "유가 하락이 지속하면 내년에 시간이 지날수록 근원 인플레이션도 다소 억제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0월 CPI 상승률이 확대된 것도 에너지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오 설리번 수석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 헤드라인 지표보다 앞으로도 근원 인플레이션이 훨씬 더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과 거의 같은 1.506%를 기록했다.

브렉시트 초안이 이날 영국 내각을 통과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일단 내각회의의 벽은 넘었지만, 의회의 벽 역시 넘을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미 국채시장은 장 마감 후 있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의 발언에 관심이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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