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국제유가 반등에도 애플 주가가 부진을 이어가면서 하락했다.

14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5.99포인트(0.81%) 하락한 25,080.5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60포인트(0.76%) 내린 2,701.5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4.48포인트(0.90%) 하락한 7,136.39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유가 움직임과 미국 물가 지표, 주요 기술주 움직임, 무역정책 관련 논의 등을 주시했다.

유가 반등과 무역정책 관련 긍정적인 소식 등이 나오면서 주가는 장 초반 상승세를 탔지만, 이를 이어가지 못하고 하락 반전했다.

애플 주가가 장중 한때 3% 이상 급락해 최근 고점 대비 20% 넘게 내리는 약세장에 진입하는 등 부진한 점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이날 구겐하임 파트너스, UBS 등이 애플에 대한 투자 전망이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주요 투자기관들의 애플 투자의견 하향은 지속해서 단행되고 있다.

규제 우려가 불거지면서 은행주의 하락 압력이 가중된 점도 증시 불안을 가중했다.

민주당 맥신 워터스 하원 의원이 "트럼프 정부의 은행 규제 제한 노력은 끝날 것"이라고 말해 규제 완화에 제약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워터스 의원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으로 예상되는 인물이다.

또 민주당의 빌 파스크렐 하원 의원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이 의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수정이 필요할 것이란 발언을 내놓은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트럼프 행정부 견제가 점차 강화되는 양상이다.

독일의 3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2% 하락해 2015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도 지속했다.

유가는 전일까지의 12거래일 연속 하락이라는 기록적인 폭락 끝에 이날은 반등에 성공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알려진 것보다 큰 하루평균 140만 배럴 감산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전일 하루 만에 7% 이상 폭락한 데 따른 반작용도 작용했다.

무역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소식이 있었다.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은 백악관이 자동차 관세를 당분간 보류할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위협을 재차 꺼내 들며 시장의 불안을 조성했다.

미국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다소 누그러졌다. 이날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지표(CPI)에서 근원물가는 전년 대비 2.1% 오르면서 지난달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시장 예상보다도 낮았다.

헤드라인 물가가 2.5% 올랐지만, 이는 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최근 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다시 진정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었다.

영국의 브렉시트도 한고비를 넘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 결과 내각이 브렉시트 초안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제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초안을 승인하면 유럽연합(EU)과의 합의가 타결된다.

이날 종목별로는 애플 주가가 2.8% 하락해 마감했다. 골드만삭스도 1.2% 내렸다.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1.38% 내리며 가장 부진했고, 기술주도 1.29% 하락했다. 유틸리티는 1.13% 하락했다.

이날 10월 CPI 외에는 특이 지표가 없었다.

노동부는 10월 CPI가 전월대비 0.3%(계절 조정치) 올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도 0.3% 상승이었다. 이는 지난 1월 0.5% 상승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9월에는 0.1% 올랐다.

10월 CPI 전년 대비로는 2.5%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 예상치도 2.5% 상승이었다. 지난 9월에는 2.3% 올랐다.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은 9월까지 두 달 연속 상승 폭을 줄였던 데서 지난달 반등했다.

10월 물가의 상승률이 확대된 점은 에너지 가격이 오른 영향을 받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0월 근원물가는 0.2%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10월 근원물가는 전년 대비 2.1%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2.2% 상승을 예상했다. 지난 9월에는 2.2%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증시의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슬래이트스톤 웰쓰의 로버트 파브리크 수석 투자 전략가는 "10월 초 시작된 매도 압력이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이 매도의 배경에 무엇이 있으며, 무엇이 이를 촉발했는지 알지 못하면 매수를 망설일 수밖에 없고 이는 변동성과 매도 압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2.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14% 상승한 21.2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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