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올해 은행채 발행 규모가 은행들의 대출 성장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상향 조정에 따라 연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4일까지 은행채는 120조58억 원 발행됐다.

매달 10조 원 이상 발행되는 추세를 고려하면 2008년 기록한 사상 최대인 122조4천414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은행채는 2008년 사상 최대 규모로 발행된 후 2014년까지는 100조 원을 밑돌았다.

이후 2015년 108조6천827억 원 발행돼 다시 100조 원대로 올라선 후 2016년 106조8천620억 원으로 규모를 늘리고, 지난해에는 122조1천680억 원으로 2008년 기록한 사상 최대치 근처로 올라왔다.

올해는 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늘며 은행의 자금 수요가 증가한 데 따라 발행이 또 늘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원화 대출금 잔액은 총 886조7천7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840조6천760억 원과 비교하면 46조940억 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바젤Ⅲ 단기 유동성비율인 LCR 최저 기준이 90%에서 95%, 올해는 100%로 상향 조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들은 이 기준에 맞추기 위해 은행채를 대규모로 발행해 왔는데 대부분 만기 1년 이하 채권이라 올해 이에 대한 차환 수요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은행채 발행이 내년에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지난달 주택 관련 대출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규제를 강화한 데다, 부동산 과세 부담도 높아지면서 내년에는 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축소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이 올해 감독당국의 LCR 요구 기준인 100%를 맞춰 놓은 데 따라 LCR 상향 조정이 미치는 영향도 감소할 전망이다.

여기에 예대율 규제가 2020년 시행되며 은행들이 은행채보다 예수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 할 것으로도 점쳐진다.

예대율 규제는 은행의 예금에 대한 대출금의 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는 규정으로, 은행들이 조달한 예수금을 초과해 대출을 취급하는 것을 막는 지표다.

새로운 예대율 규제가 도입되면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BIS 비율을 따질 때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위험가중치가 상향 조정된다.

은행 예대율(대출금/예수금)을 계산할 때 가계대출의 가중치는 15%로 올리고 기업대출은 15%로 내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예대율을 100%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을 낮추는 동시에 은행채보다는 예수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혁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일반은행은 은행채 순상환 확률이 있고, 특수은행은 소규모 순발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 발행 규모는 올해 대비 약 5조 원 감소한 125조 원 내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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