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가 검찰의 수사에 따라 앞으로 파급력을 한층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전선을 넓혀 삼성물산 합병의 정당성까지 파고들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같은 삼성그룹 이슈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물산(구)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에 따라 검찰이 수사에 나서게 됐다.

증권선물위원회가 고의 분식에 대해 검찰 고발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건은 지난 7월 참여연대 등의 고발로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된 상태다. 검찰이 그동안 금융당국의 결정을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하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던 만큼 이번 고발은 수사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검찰의 수사 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에 초점을 맞추되 삼성물산(구)과 제일모직의 합병 건으로 수사를 확대하지 않는 경우와, 반대로 삼성물산의 합병 건에 무게를 실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했던 특검팀은 이미 삼성물산의 합병과정에서 제일모직의 가치가 부풀려졌고, 이는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검찰 역시 삼성바이오가 총 4조5천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감행하면서 기업가치를 부풀린 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목표였다고 수사 방향을 잡으면 향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추가 수사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부풀려 삼성바이오의 지분 46.3%를 보유했던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는 데 성공함으로써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이 1대 0.35로 결정됐다는 시나리오가 작동하는 구도다. 제일모직의 가치 상승은 합병 당시 이재용 부회장이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 16.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검찰의 판단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교수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건이 검찰의 판단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이슈로 번질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삼성의 행보와 향후 대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증선위가 내린 분식회계 결론에 맞서 행정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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