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제유가가 중동지역의 원유공급 조절과 글로벌 수요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도 다소 주춤해질 전망이다.

15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901)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전일 배럴당 64.46달러로 전일 대비 5.87% 하락 마감했다.

두바이유는 연초부터 우상향을 그리며 지난 9월 배럴당 80달러선을 돌파하더니 10월 한때 연중 고점인 84.44달러를 기록한 이후 급감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은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감산 기대감과 IEA(국제에너지기구)의 내년 원유수요 전망 하향조정, 미국의 이란 제재 완화 가능성 제기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미국 내 원유 재고량 증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유가 견제 발언 등도 국제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사우디와 OPEC이 산유량을 줄이지 않기를 바란다며 국제유가가 더 하락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이 유가 하락의 트리거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 상승을 전망하던 투기적 자금의 자동 청산을 야기하면서 유가 급락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유가 하락세는 석유화학업계의 원가 부담을 낮추고 마진 스프레드를 회복시키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석유화학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에 발목이 잡혔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석유화학기업의 누적 영업이익은 4조2천7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줄어든 상태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계속된 유가 상승으로 정유와 석유화학 기업 실적은 차별화됐다"며 "무역전쟁 격화로 신흥국 수요가 급랭하며 정유·화학기업들의 정제마진과 스프레드가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신흥국 통화도 점진적으로 강세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석유화학업계의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6월에 1,060원대였던 달러-원 환율은 10월에는 1천144.70원을 찍고 현재 1천129원 전후로 조정받고 있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NOPEC(석유생산수출카르텔저지) 법안의 통과 여부와 OPEC 감산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입장 표명이 내년 유가 흐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유가의 추세 상승보다는 하향 안정화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인도는 글로벌 정유와 석유화학 제품 수요 증가의 3분의 2 규모를 차지하는데, 신흥국 통화 약세로 구매력이 약화되면서 수요도 줄었다"며 "유가가 점차 하향세를 보이고 현재 수준의 신흥국 환율이 유지될 것으로 가정하면 정유·화학기업의 평균 실적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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