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다수의 에너지 전문가들이 사우디아라비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책에 속아 원유 가격 하락을 유도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15일 CNBC에 따르면 에너지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더프 창립 파트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가 원유 생산을 늘리게 만들어 원유 가격을 끌어내렸고, 이는 미국인들의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줬지만, 원유에 크게 의존하는 사우디와 같은 국가에는 타격을 줬다"고 전했다.

킬더프 파트너는 "사우디는 속임수를 당했다"면서 "이란과 관련해 강한 제재가 나올 것을 예측하고 사우디와 러시아는 함께 생산량을 늘렸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원유의 가장 큰 수입국들에 제재를 예외 시켜줬다"고 말했다.

이어 킬더프 파트너는 "따라서 하루아침에 과잉 공급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클리퍼데이터의 매트 스미스 이사 역시 "10월 초에는 많은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고 따라서 사우디가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기대한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유리한 상황이 펼쳐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유 가격은 낮아졌지만 이로 인해 사우디는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위터를 통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가격을 높게 조정하고 있다고 여러 번 비판했고 가격 하락을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앞서 사우디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 장관은 이란산 수출이 예상했던 것만큼 떨어지지 않았다며 불만을 내비쳤다. 또한, 그는 내년부터 사우디가 생산량 감소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블랙골드인베스터즈의 개리 로즈 최고경영자(CEO)는 "OPEC은 다음 달 러시아에서 회원국과 비회원국들과 회담 자리에서 생산량 감산에 동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즈 CEO는 "OPEC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속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이란산 원유 수출이 '0'이 될 것이라고 믿도록 만들었지만, 여전히 하루 120만~150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가 생산되고 있고 이는 기대치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잉생산이 나오고 있어서 OPEC은 생산량 감산에 나설 것"이라면서 "그러나 브렌트유가 80달러를 향해 오를 정도로의 감산이 아닌 60~70달러 선이 유지될 정도의 감산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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