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하드 브렉시트 우려에도 무역 관세 완화 기대로 혼조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4bp 하락한 3.116%를 기록했다. 장중 3.08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전날과 같은 2.862%를 보였다.

반면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1.1bp 상승한 3.365%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5.8bp에서 이날 25.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미 국채 값은 큰 변동성을 보였다. 안전자산 선호와 위험자산 선호 소식이 뒤섞여 장 초반 상승했다 장 후반 상승폭을 거의 반납하고 보합권에서 엇갈렸다.

도미니크 랍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이 브렉시트 협상 합의에 반발해 사퇴하면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진 점은 장 초반 미 국채 값을 끌어올렸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이 합의한 브렉시트 초안이 영국 내각을 통과하는 등 브렉시트 관련 기대가 커졌지만, 이날 분위기가 반전됐다.

랍 장관에 이어 다른 장·차관의 사퇴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하드 브렉시트 우려가 다시 부상했으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불신임 관련 전망도 제기되면서 미 국채 값은 상승폭을 키웠다.

장 후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다음 단계의 중국 관세를 보류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주가가 상승폭을 늘렸고 미 국채 값은 상승폭을 축소했다.

이후 USTR이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과 중국의 양국 정상회담의 예정된 가운데 관세문제 완화 기대는 커졌다.

브렉시트 문제로 영국 파운드화는 큰 폭 하락했지만, 영국 국채는 안전자산 선호로 강세를 보였다.

영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2.4bp 떨어진 1.379%를 나타냈다. 장중 거의 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핌코의 마이크 아메이 영국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대표는 "협상 과도기 상황에서 여러 가지 정치적인 장애물을 지나가야 한다"며 "단기간 영국 국채수익률은 오르고 영국 국채 값은 글로벌 채권 대비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메이 대표는 "영국 경제가 완전히 가동되고 임금이 오른다는 어떤 신호가 있다면 영국 중앙은행이 현재 시장이 가격을 반영한 것보다 금리를 더 많이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제지표는 혼재돼 미 국채 값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주간실업보험청구자수는 증가했지만 역사적 저점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달 예상치 못한 약세를 보인 뒤 소매판매는 뛰어올랐고, 수입물가가 상승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하기도 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미국 경제가 좋다고 재확인할 뿐 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발언은 내놓지 않았다.

전일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 상황에 낙관적 시각을 유지하면서 내년에는 언제든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위험 요인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금리가 중립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보스틱 총재는 금리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카시카리 총재는 추가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대표는 "현시점에서 연준은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지만, 만약 지표가 더 떨어지면 1월까지 기다릴 수도 있다"며 "시장은 이 점을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의 게리 폴락 채권 트레이딩 대표는 "파월의 발언은 금융시장에 다소 비둘기파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파월이 경제 성장에 많은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인정한 것은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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