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건전성 지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자 흥국화재가 2년 만에 자본확충을 진행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최근 7년 만기 후순위채 600억 원을 사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지난 6월 2억 달러 규모의 해외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했지만,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국내로 시선을 돌렸다.

한화손해보험과 현대해상, 동양생명, 교보생명 등이 모두 해외에서 자본을 조달하려다 국내 발행으로 선회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흥국화재의 올 3분기 말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154.7%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에 근접한 수준이다.

작년 말과 비교해서도 10%포인트가량 하락하면서 흥국화재는 자본조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흥국화재는 2016년 12월에 신종자본증권 920억 원을 발행한 바 있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자본조달 비용 부담은 커졌다. 신종자본증권 당시 발행금리가 5.70%였는데 2년 후 7년물 후순위채가 같은 수준에서 정해졌기 때문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같이 가져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인정돼 자본을 늘리고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올리는 데 용이하다.

다만, 만기가 보통 30년으로 후순위채보다 길어 금리가 높은 편이다.

흥국화재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7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3% 감소해 수익성 개선을 통한 재무건전성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5.97%로 작년 말과 비교해 5.67%포인트나 상승했다.

특히 원수보험료는 2조3천60억 원으로 12개의 원수손해보험사 가운데 4.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해 작년 말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NH농협손보가 같은 기간 4.1%에서 4.5%로 0.4%포인트 성장한 것과 비교된다.

유가증권 운용수익률도 2.97%에 그쳐 업계 평균을 못 미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RBC비율이 하락하자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흥국화재가 국내에서 후순위채 발행을 선택한 것"이라며 "자본조달 비용 부담이 커 애초 해외 발행보다는 적은 규모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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