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 방식으로 과거 사용하던 '주기 리밸런싱'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밴드 리밸런싱'이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란 당초 수립된 자산군별 목표비중이 유지될 수 있도록 특정 자산군을 인위적으로 매입 또는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16일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010년까지 주기 리밸런싱 방식을 사용했지만, 2011년부터 밴드 리밸런싱으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방식을 변경했다.

매월 말 등 특정 시점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목표치와 일치시키는 주기 리밸런싱 방식을 사용하면 운영 과정이 단순 명료해지는 장점이 있다.

이 방식은 그러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시점에 대량매매가 수반될 수밖에 없어 협소한 국내 금융시장에서 이를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한계를 노출했다.

또 대체투자와 같이 유동성이 낮은 자산의 경우에는 실시간으로 시가평가가 이뤄지기 어렵고 처분과 매입에도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2011년 자산군별로 목표비중 대비 허용범위를 설정하고, 포트폴리오가 허용범위를 이탈할 경우에만 허용범위 내로 복귀시키는 밴드 리밸런싱 방식을 도입했다.

이 방식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동시에 성과평가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전략적자산배분 구현 가능성을 확대하는 장점이 있다.

국민연금이 밴드 리밸런싱 방식을 도입한 것이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점은 성과분석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밴드 리밸런싱 방식을 적용하였을 때 2011~2016년 전략적자산배분 포트폴리오의 평균 수익률은 다소 하락하지만(4.81%→4.77%), 변동성은 크게 완화돼 샤프비율은 오히려 더 개선(0.65→0.67)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은 위험자산이나 안전자산에 대한 고려 없이 투자해 얻은 단순 수익률이고, 샤프비율은 위험 대비 어느 정도 수익을 얻었는지를 나타내는 위험조정수익률이다.

또 같은 기간 주기 리밸런싱 방식에서는 1조 원당 9천828억 원의 리밸런싱 매매수요가 발생했지만 밴드 리밸런싱 방식에선 683억 원의 리밸런싱 매매수요만 발생해 직접적인 거래수수료 절감효과만 연평균 약 3bp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강병진 숭실대 교수는 "밴드 리밸런싱 체계 도입은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평가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정확하게 성과를 측정할 수 있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허용범위의 산출, 허용범위 이탈 시 효과적인 복귀전략의 설계, 대체투자자산에 대한 적용상의 어려움 등 아직 보완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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