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6일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80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3.570엔보다 0.770엔(0.68%)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15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310달러보다 0.00847달러(0.75%)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77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69엔보다 0.08엔(0.06%)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62% 내린 96.437을 기록했다. 이번 주 0.5% 하락했다.

연준 위원들의 잇따른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달러화를 끌어내렸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에 가깝고 추가 금리 인상은 경제지표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이 너무 빨리 금리를 올린다는 의견은 반박하면서도, 글로벌 경제가 둔화 신호를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넘버 2'의 이런 발언에서 시장은 연준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리 금리 인상을 멈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문디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의 라페쉬 우파드햐하 통화 전략 이사는 "연준이 중립에서 멈출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또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도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제에 역풍이 있을 것이고, 이는 미국에도 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금리가 중립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보스틱 총재는 금리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카시카리 총재는 추가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동안 연준의 금리인상 가속 기대는 달러의 가파른 상승 배경이기도 했다.

또 전일 파운드 급락에 수혜를 입었던 달러는 이날 파운드가 반등한 영향으로 하락했다.

파운드-달러는 0.40% 오른 1.28281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파운드-달러는 2% 가까이 내리며 2016년 10월 이후 하루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도미니크 랍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이 브렉시트 협상 합의에 반발해 사퇴한 뒤 다른 장관들의 연쇄 사퇴 우려가 불거졌고, 테리사 메이 총리의 불신임 가능성까지 거론됐기 때문이다.

추가 사퇴 전망 속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이 사임하지 않겠다고 밝혀 일단 정국 혼란 우려는 진정됐다.

이날 장초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오랜 기간 지속된 저금리의 문을 열었다"는 발언에 유로화는 소폭 하락하기도 했지만, 다시 상승해 유로-달러는 1.14달러대를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유로존 경제가 연착륙 중인지, 이미 새로운 침체에 들어섰는지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서 힌트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ING의 카스텐 브르제스키 수석 경제학자는 "ECB가 양적완화 이후 예상되는 통화정책 경로에 실질적인 변화를 주고 있는지 확인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추과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이후 백악관에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발언도 나와 달러에 큰 영향은 없었다.

다만 중국과의 무역 분쟁 긴장이 더 커지지는 않는다는 안도에 이머징마켓 통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위안화는 달러 대비 0.14%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G20 정상회의에서 무역 분쟁을 중단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MUFG의 리 하드먼 외환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전화 통화를 나눈 이후 협상가들이 계속해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더 실체에 근접한 광범위한 결론에 이르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드먼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은 EU와 앞서 했던 것과 같은 악수 정도의 협상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sykwak@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