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6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반도체주 불안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해 낙관적 발언을 내놓은 데 힘입어 혼조세로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잇따른 비둘기파적인 발언에 미 국채 가격은 큰 폭 상승했지만, 달러화 가치는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기대와 공급 초과 상황에 대한 우려가 맞서면서 보합세로 마감했다.

중국과의 무역협상 낙관론이 다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무역협상 성사를 원한다면서 추가 관세가 필요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최근 제출한 협상안에 대해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반드시 상호 호혜적인 무역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실적 부진 등 반도체주의 불안이 증시 전체를 짓누르며 이날 주요 지수는 장 초반 하락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상승 반전하거나 낙폭을 크게 줄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의 완화적인 발언은 국채와 달러에 영향을 미쳤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금리가 중립 수준에 가까워졌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 결정은 데이터에 더욱 의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12월 금리 인상이 올바른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금리 결정을 위해서는 향후 나오는 지표들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 인상을 당연시했던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발언이다.

반면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중립금리가 2.75%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성장이 지속한다는 가정하에 금리가 3.25%로 오르는 것을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연준은 10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1%(계절 조정치)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2% 증가에 못 미쳤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3.95포인트(0.49%) 상승한 25,413.2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07포인트(0.22%) 오른 2,736.27을 기록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16포인트(0.15%) 하락한 7,247.87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2.22% 하락했다. S&P500 지수는 1.61%, 나스닥은 2.15%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과 무역협상 관련 소식 및 영국 브렉시트 동향, 주요 기술 기업 실적과 주가 동향 등을 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무역협상 성사를 원한다면서 추가 관세가 필요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곤경에 처하게 하고 싶지 않다"면서 "합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중국이 최근 제출한 협상안에 대해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반드시 상호 호혜적인 무역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백악관의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단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 대한 낙관적인 의견을 피력한 것일 뿐이지,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소 엇갈린 진단이 나왔지만,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 점에 집중하면서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날 주요 지수는 장 초반 하락하다 트럼프 발언이 이후 상승 반전하거나 낙폭을 크게 줄였다.

장 초반에는 엔비디아 실적 부진에 따른 반도체주의 불안이 증시 전체를 짓눌렀다.

엔비디아는 전일 장 마감 이후 시장 예상보다 다소 부진한 3분기 매출, 기대보다 낮은 4분기 매출 전망을 내놨다. 게임과 가상화폐 관련 매출이 줄어든 데다, 재고가 증가한 점이 둔화 이유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18.8% 폭락했다. 업황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AMD 등 다른 반도체 기업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반도체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벡터 반도체 ETF(SMH)'는 이날 1.7% 하락했다.

페이스북이 3% 내리고 아마존이 1.6% 내리는 등 인터넷 기업 주가도 동반 부진했다.

이밖에 영국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도 증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1.1% 올랐고, 재료 분야도 0.95% 상승했다. 반면 기술주는 0.11% 내렸고, 커뮤니케이션도 0.39%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주가 반등에도 기술주 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웨더부시 증권의 조엘 쿨리나 연구원은 "기술주는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며 "다양한 최종 수요 시장에서 둔화 추세가 많은 기업이 눈에 띄는 부진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기술주에 대해 반등 시 매도라는 전략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65.4%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9.21% 하락한 18.1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2bp 하락한 3.074%를 기록했다. 이번 주 11.5bp 하락했으며 3주래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9bp 내린 2.813%를 보였다. 이번 주 12.2bp 떨어졌는데, 이는 2016년 6월 이후 최대 주간 하락 폭이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3.8bp 떨어진 3.327%를 나타냈다. 이번 주 6.5bp 내렸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5.4bp에서 이날 26.1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미 국채시장이 주시했던 산업생산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미 국채 값은 장 초반부터 상승했다. 지난 10월 미국의 산업생산 증가 추세는 둔화했고, 시장 예상도 밑돌았다.

이미 미국 제조업은 성장 기간을 지나 노동력과 관세 부담으로 기저에서 둔화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더 많은 기업은 지난해 시행된 감세에도 투자 계획을 삭감했다.

여기에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이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멈출 수 있다는 기대를 자극하는 발언을 내놔 미 국채 값은 상승 폭을 점차 키웠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에 가깝고 추가 금리 인상은 경제지표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가 둔화 신호를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또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도 약한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긴축 통화정책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 경제의 강한 힘을 강조하면서 연준이 꾸준한 속도로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파월 의장도 글로벌 위험을 거의 처음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한 시장참여자도 있었다.

BMO캐피털의 존 힐 채권 전략가는 "경제가 강하다는 파월의 반복된 발언으로 단기 금리 인상 기대는 더 단단해졌지만, 이날 클라리다의 발언은 이미 중립금리에 가까워졌다고 인정한 점에서 특히 비둘기파적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힐 전략가는 "연준이 분기별 금리 인상 사이클을 중단할 수 있을지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욱 끌게 됐다"며 "연준은 외부 성장의 역풍을 요소로 고려해야 하며 내년 인플레이션에 큰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해 무역 관련 안도감은 형성됐지만, 브렉시트 우려는 지속했다.

브렉시트 초안에 반발해 영국의 주요 장관이 사퇴하고 테리사 메이 총리가 불신임 투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은 지속해서 나오는 중이다.

미 국채에 이어 영국 국채도 이번 주 랠리를 보였다.

ABN 암로의 분석가들은 "의회가 협상안을 거부하고 정부가 붕괴한다면 새로운 정부는 어떤 당이 되든 합의안이 통과되도록 할 것"이라며 "여기에도 노딜 브렉시트라는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위험이 일단 물러남에 따라 다시 미국 경제 펀더멘털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탄탄한 미국 경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가져와 주가와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린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이사는 "이런 소음들을 일단 지나고 나면 주가는 결국 반등하고 국채수익률은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80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3.570엔보다 0.770엔(0.68%)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15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310달러보다 0.00847달러(0.75%)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77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69엔보다 0.08엔(0.06%)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62% 내린 96.437을 기록했다. 이번 주 0.5% 하락했다.

연준 위원들의 잇따른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달러화를 끌어내렸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에 가깝고 추가 금리 인상은 경제지표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이 너무 빨리 금리를 올린다는 의견은 반박하면서도, 글로벌 경제가 둔화 신호를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넘버 2'의 이런 발언에서 시장은 연준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리 금리 인상을 멈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문디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의 라페쉬 우파드햐하 통화 전략 이사는 "연준이 중립에서 멈출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와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또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도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제에 역풍이 있을 것이고, 이는 미국에도 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금리가 중립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했다. 보스틱 총재는 금리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카시카리 총재는 추가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동안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 기대는 달러의 가파른 상승 배경이기도 했다.

또 전일 파운드 급락에 수혜를 입었던 달러는 이날 파운드가 반등한 영향으로 하락했다.

파운드-달러는 0.40% 오른 1.28281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파운드-달러는 2% 가까이 내리며 2016년 10월 이후 하루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도미니크 랍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이 브렉시트 협상 합의에 반발해 사퇴한 뒤 다른 장관들의 연쇄 사퇴 우려가 불거졌고, 테리사 메이 총리의 불신임 가능성까지 거론됐기 때문이다.

추가 사퇴 전망 속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이 사임하지 않겠다고 밝혀 일단 정국 혼란 우려는 진정됐다.

이날 장 초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오랜 기간 지속한 저금리의 문을 열었다"는 발언에 유로화는 소폭 하락하기도 했지만, 다시 상승해 유로-달러는 1.14달러대를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유로존 경제가 연착륙 중인지, 이미 새로운 침체에 들어섰는지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서 힌트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ING의 카스텐 브르제스키 수석 경제학자는 "ECB가 양적 완화 이후 예상되는 통화정책 경로에 실질적인 변화를 주고 있는지 확인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이후 백악관에서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발언도 나와 달러에 큰 영향은 없었다.

다만 중국과의 무역 분쟁 긴장이 더 커지지는 않는다는 안도에 이머징마켓 통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위안화는 달러 대비 0.14%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G20 정상회의에서 무역 분쟁을 중단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MUFG의 리 하드먼 외환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전화 통화를 나눈 이후 협상가들이 계속해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더 실체에 근접한 광범위한 결론에 이르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드먼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은 EU와 앞서 했던 것과 같은 악수 정도의 협상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과 같은 배럴당 56.4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6.2% 내렸다. 6주 연속 하락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OPEC의 증산 가능성과 원유 초과공급 가능성 등을 저울질했다.

WTI는 장 초반 오름세를 나타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이 시장의 예상보다 많은 140만 배럴 감산을 오는 12월 회동에서 의결할 것이란 전망이 유가 반등을 이끌었다.

WTI는 주초 배럴당 55달러 수준까지 폭락한 이후 주 후반에는 소폭 오름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급락에 따른 저점 인식도 다소 강화됐다.

OPEC이 본격적인 감산에 나설 경우 베네수엘라 등의 산유량 감소 추세와 더불어 유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BNP파리바의 해리 칠링구리안 글로벌 상품 담당 대표는 "이란 수출 감소를 제외하고 12월부터 최소한 하루평균 100만 배럴이 줄어들 수 있다"며 "이 경우 브렌트유가 다시 80달러 선을 회복하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가 여전히 감산에 대해 뚜렷한 동의 의사를 밝히지 않는 등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OPEC의 감산 움직임에 대해 이미 경고를 내놓은 바 있다.

WTI는 미국의 생산량 및 재고 증가 우려 등이 부각되면서 재차 하락해 보합세로 마감했다.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즈는 이번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장비 수가 이전 주보다 2개 더 늘어난 888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5년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전일 밝힌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는 1천만 배럴 이상 증가해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원유시장이 초과공급 상태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보고서에서 "우리를 비롯한 유가 강세론자들이 항복했다"며 "더는 유가가 내년에 9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의 급격한 하락세가 끝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코메르츠방크는 "전일 미국 재고 지표에도 유가가 지지가 된 것을 보면 악재는 대부분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재고 증가는 OPEC의 감산 필요성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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