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내년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방채가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서울특별시는 이달 초 35조8천억 원에 달하는 내년 예산을 편성해 서울시 의회에 넘겼다.

아직 승인 절차를 남겨 두고 있지만, 올해보다 4조 원 늘어난 수준으로 가파른 증가세다.

서울시는 늘어난 재정지출의 일부를 2조4천억 원 상당 지방채를 발행해 메울 계획이다.

지난 몇 년간 디레버리징을 축소한 것과 다른 흐름이다.

과거 서울시의 지방채 발행 추이를 보면 2009년과 2017년을 제외하면 1조 원을 넘긴 적이 거의 없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도 발행이 전무하다.

오는 2020년 시행 예정인 도시공원 실효제 등이 지방채 발행을 늘리는 요인이다.

도시공원 실효제란 정부나 지자체가 공원 설립을 위해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한 뒤 20년이 넘도록 공원을 조성하지 않으면 도시공원에서 해제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이에 대응해 올해부터 우선보상대상지를 구분해 2020년 6월까지 총 2.33km의 토지 매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약 1조6천억 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을 전망된다. 서울시는 이중 약 1조3천억 원을 지방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올해 지방채 발행이 전무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19~20개월(2020년 6월까지)간 발행이 집중될 것이란 계산이 가능한 셈이다.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여러 복지 공약과 9천억 원 규모 채권의 만기 도래를 고려하면 지방채 발행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지방채는 국고채와 견줘 신용위험이 크게 뒤지지 않지만, 수익률은 국고채보다 높다. 지방재정법에는 중앙정부의 지자체 지원 가능성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인포맥스 채권 시가평가 매트릭스 통합(화면번호:4743)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지방채 5년물의 3개 민간평가사의 평균 금리는 2.238%로, 국고채 5년물(2.058%)보다 18bp 높다.

다만 국고채와 비교 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유동성은 단점으로 꼽힌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한 만큼 안전자산 선호(flight to quality) 전략이 유효하다"며 "안정성 측면에서 국고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지방채 투자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팀장은 "지방채가 수익률이 높지만, 자투리 물량만 있는 등 일정 규모 이상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며 "공급이 확대되면 투자를 고려할만하다"고 설명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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