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신흥국에서 외국인의 채권투자자금 비중이 커질수록 국채의 위험과 수익률이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인환 한국은행 이코노미스트는 19일 한국은행-국제결제은행 공동 컨퍼런스에서 '신흥시장국 지역통화채권 수익률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및 채권투자자금 유출입의 영향'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2007년 7월부터 2018년 3월 중 16개 신흥시장국의 수익률 곡선에 대한 패널 자료를 이용해서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이 신흥국 수익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국가별, 채권별로 채권의 위험도를 측정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외국인 채권투자 비중이 높은 쪽을 고위험군, 비중이 낮은 쪽을 저위험군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고위험군의 수익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에 대한 보상으로 위험 프리미엄이 더 높아야 한다는 의미다.

고위험군에 속한 국가는 경상수지가 적자고, 외환보유액이 부족한 상황을 겪고 있다. 위기대응능력이 취약한 셈이다.

외자유출규모와 신흥시장국 지역통화채권 수익률은 밀접한 양(+)의 관계를 보였다. 외자가 유출될 때 위험 프리미엄이 큰 폭으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논문은 "외부충격 때문에 외자가 순유출되면 위험 프리미엄이 동반 상승하게 되고, 이로 인해 외자 순유출이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응 코넬대학교 교수는 2013년 긴축발작(테이퍼텐트럼) 기간 중 금융기관의 채권 매매 행태를 분석한 결과, 환매 압력에 취약한 뮤추얼펀드는 채권을 매도했다고 말했다.

보험이나 연기금 등 장기투자기관은 이 기간에 채권을 추가로 매입했다.

뮤추얼펀드는 테이퍼텐트럼 당시 아태지역 중에서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국가의 국채를 더 많이 샀다. 상대적 안전자산에 투자한 셈이다.

응 교수는 "정책당국은 안정적 장기투자를 하는 자국 기관투자자들을 육성해야 한다"며 "외국인 투자자 그룹도 안정적 투자를 하는 기관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금융기관의 투자행태 및 유인 체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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