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CJ제일제당이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 컴퍼니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이후 시장에서 CJ제일제당 신용등급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쉬완스 인수금액이 2조원이 넘어 재무구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CJ제일제당, 쉬완스 2조881억원에 인수…재무구조 악화 '우려'

1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 쉬완스 주식 603만6천385주를 2조881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취득 후 지분율은 99.98%가 된다. CJ제일제당은 인수대상에서 적자사업부인 홈서비스를 제외했다.

CJ제일제당은 인수금액 중에서 1조5천219억원을 자체 조달한다. 나머지는 쉬완스의 인수금융(5천662원)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이 쉬완스를 인수하면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내년 쉬완스 인수가 완료되면 연결기준 약 2조1천억원이 CJ제일제당 차입금에 더해지게 된다"며 "이에 따라 재무지표가 상당히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CJ제일제당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이 등급하향요인에 근접한 상태"라며 "쉬완스 인수 이후에는 재무지표가 CJ제일제당 신용등급을 지지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저하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올 3분기 연결기준 CJ제일제당 총차입금은 8조827억원이다.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41.4%, 37.3%다.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4.9배다.

EBITDA 대비 순차입금 지표가 한기평 등급 하향요인(5배 초과)에 근접했다. CJ제일제당 회사채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향후 인수구조 모니터링"

한국신용평가도 쉬완스 인수로 CJ제일제당 신용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신평의 CJ제일제당 등급 하향가능성 확대조건은 연결기준(CJ대한통운 제외) EBITDA 대비 순차입금이 5배 이상일 경우다.

한신평은 한기평과 다르게 연결기준에서 종속기업인 CJ대한통운을 제외했다. 또 순차입금을 계산할 때 CJ제일제당의 인도네시아 법인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포함했다. 영구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회사채다.

PT CJ제일제당 인도네시아, PT CJ제일제당 슈퍼피드는 영구채를 각각 2천억원 보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연결기준으로 영구채 4천억원을 자본으로 계상했다. 하지만 한신평은 4천억원 중에서 2천억원을 차입금으로 분류했다.

한신평의 기준으로 보면 쉬완스를 인수한 이후 CJ제일제당의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5배가 된다. 한신평의 등급 하향가능성 확대조건인 5배 이상이 되는 셈이다.

한태일 한신평 선임연구원은 "쉬완스 인수가 완료되면 대규모 자금 소요에 따른 재무구조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인수 이후에는 EBITDA 대비 순차입금 지표가 등급 하향 가능성 확대조건에 근접하게 된다"고 했다.

다만 한기평과 한신평 모두 최종 거래 종결까지 시간이 남아있어 향후 인수구조와 자금조달 조건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송수범 연구원은 "거래 종결 전에 재무적 투자자(FI)를 모집해 재무부담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인수구조와 자금조달조건 확정사항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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