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 지분 9%를 취득한 것과 관련, KCGI가 당장 경영권 장악을 시도하기보다는 신규이사 선임을 위한 표 대결 시도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에서 "KCGI가 임기가 돌아오는 3인의 한진칼 이사에 대해서 신규선임에 도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직 임기가 도래하지 않은 3인의 이사에 대한 해임건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당장 시행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임기가 남은 이사는 사내이사 조양호와 조원태, 사외이사 이석우 등이다.

KCGI가 공개한 한진칼 지분 보유목적 중 ▲임원의 해임 ▲자본금의 변경 ▲회사의 합병·분할·분할합병 ▲주식의 포괄적교환과 이전 ▲영업의 양수도 ▲회사의 해산 등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이다.

반면에 이사의 선임, 배당의 결정 등은 주주총회의 보통결의 사항으로 분류된다.

KCGI가 당분간은 주총 보통결의 사항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송 연구원은 "현시점에서는 신규이사 선임에 대한 표 대결을 하는 것에 대한 안건이 우선하여 실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러면서 '사회적 지레'를 활용한 우호세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이사 해임이 가능한 수준이 되면 사실상 회사의 중대한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수주주권 활용을 위해 6개월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관으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주총의제 제안 및 임시주총 소집 요구 등을 하는 경우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다"며 "다만, 강성부펀드의 주요 보유목적 실행을 위한 조건들이 주총 특별결의 사항이 많은 만큼 서두르기보다는 우호적인 표를 확보해나가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KCGI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 15일 장내에서 한진칼 지분 9%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보유 목적에서 "경영 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다. 한진그룹에 속하는 대한항공과 진에어, 한진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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