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국내 출시한 '더 뉴 CLS 400d'는 뛰어난 주행 성능과 안락함이 조화를 이룬 고급형 쿠페의 진수였다. 어떤 가속을 요구해도 무심하게 질주해 내면서도 탑승자에 전혀 무리함을 전가하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지난 16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호텔에서 '더 뉴 CLS 400d'의 시승회를 가졌다.

시승 차량은 직렬 6기통에 3천cc 디젤 엔진이 장착됐고, 최고출력 340마력과 최대토크 71.4kg·m의 동력성능을 지녔다.

시승은 영종도 내 고속화도로 90㎞ 안팎의 비교적 짧은 코스에서 이뤄졌으나 신형 CLS의 가속능력과 승차감을 시험해 보기에는 충분했다.

CLS는 스포츠형 쿠페로 일반 세단에 비해 주행능력에 최대한 초점을 맞춘 차다. 실제로 신형 CLS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초 만에 돌파 가능할 정도다.

이 때문에 차량에 오르기 전 승차감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탑승해 보니 반전 매력이 있었다. 이번에 완전변경을 하면서 5인승 모델로 만들어졌기 때문인지 실내 공간은 넉넉했고 패밀리형 세단으로도 충분해 보였다. 다만 스포츠카처럼 버킷 타입의 시트가 적용돼 장시간 운전하면 허리에 피로감이 들 것 같았다.

기어를 드라이브에 놓고 가속페달을 밟자 주차 브레이크가 풀리면서 서서히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음악을 끄고 저속으로 달려봤다. 디젤 차량이었지만 큰 떨림이나 엔진 소음은 없었다. 고속 주행 중에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도 거의 없었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는 독일차 특유의 딱딱한 서스펜션을 예상하고 긴장했지만, 대형차를 연상케 할 정도로 부드럽게 지나갔다. 차량이 살짝 올라갔다 떨어질 때 느껴지는 무게감은 중후함을 더했다.





고속화도로에 진입해 전방에 차량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봤다. 계기는 금세 시속 200㎞를 가리켰다. 손에 땀이 나면서 저절로 브레이크에 발이 닿았다. 고속 주행에서 급하게 제동을 걸었음에도 차량은 흔들리거나 미끄러지지 않았다.

회전 구간을 감속하지 않고 통과해 봤다. 급커브 상황에서 약간의 쏠림은 있었지만 원하는 대로 핸들 조종 또한 가능했다. 다만 시속 100㎞ 이상에서 핸들을 잡고 좌우로 마구 흔들어보니 차량이 심하게 기울었다.

신차에 추가된 기능 중 가장 눈에 띈 건 반자율 주행이었다. 신형 CLS는 이번에 완전변경되면서 S클래스 급의 안전·편의사양이 추가됐다.

크루즈모드의 최고속도를 시속 210㎞로 맞춰놓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니 차량이 스스로 속도를 높였다. 전방 차량이 감속하자 신형 CLS 또한 이에 맞춰 거리를 조절했다. 유턴 상황에서도 방향만 잡아주면 반자율주행이 이뤄졌다.

핸들에서 손을 떼고 달리다 차선을 밟자 경고음이 울리면서 이내 차선을 이탈하는 일이 잦았다. 반자율 주행 중 갑자기 옆 차선에서 차량이 끼어들거나 앞 차량이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땐 반응이 느려 브레이크로 발이 가게끔 한 점은 아쉬웠다.

더욱이 개별소비세 인하분이 적용됐음에도 2016년형 CLS에 비해서는 1천만원 이상 오른 9천850만원~1억750만원으로 신형 CLS의 가격대가 책정됐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벤츠코리아 관계자의 설명처럼 신형 CLS는 디테일한 디자인 요소와 뛰어난 성능을 두루 갖춘 팔방미인이었다. 향후 출시될 고성능 메르세데스-AMG 모델 등 라인업들이 어떤 퍼포먼스를 낼까 기대가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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