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러시아가 감산에 유보적인 발언을 내놓은 데 따라 혼조세를 보인 끝에 소폭 올라 마감했다.

1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0달러(0.5%) 상승한 56.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감산 관련해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원유시장의 수급 상황을 더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내놨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적극적인 감산 주장을 내놓고 있는 데 반해 다른 핵심 산유국인 러시아는 아직 유보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셈이다.

존 킬두프 어게인 캐피탈 창립자는 "노박 장관의 발언에 시장이 집중했다"며 "러시아는 사우디와 달리 시장이 초과 공급 상태라는 데 대해 확신하지 못한다는 견해를 지속해 왔다"고 말했다.

유가는 최근 폭락세 이후 사우디 등의 감산 주장이 부각되면서 지지력을 보인 채 소폭의 반등 시도를 나타내는 중이다.

하지만 오는 12월 산유국 회담에서 감산이 결정되려면 러시아의 동의도 필요한 만큼 감산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미 사우디의 감산 움직임에 대한 경고를 내놓은 바 있다.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망 사건으로 사우디가 쉽사리 감산에 나서지 못할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에 카슈끄지 사건 관련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전 CIA 전략가이자 RBC캐피탈마켓 이사인 헬리마 크로프트는 "사우디가 감산에 나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상하게 할지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다만 사우디 등 산유국이 하루평균 100만 배럴에서 140만 배럴가량 비교적 큰 규모의 감산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프랑스 정부가 폭탄 테러와 관련된 이란인에 대한 제재 결정을 지지한 점도 유가에 반등 압력을 가했다.

노작 장관 발언으로 하락하던 유가는 EU발 소식에 낙폭을 줄이고 보합권에서 등락했다.

원유시장 관계자들은 다음 달 초까지 감산 논의가 유가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안다의 스테판 이네 전략가는 "시장이 더 중립적인 상황으로 돌아왔다는 인식이 커졌다"며 "하지만 산유국이 상당한 규모의 감산이 결정되기 전에는 적극적인 매수가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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