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주택 관련 지표 부진, 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9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5bp 하락한 3.059%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11.5bp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추가 하락해 지난달 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8bp 떨어진 2.785%를 보였다. 지난주에 2016년 6월 이후 가장 큰 12.2bp의 주간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는 9월 14일 이후 2달여 만에 최저치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1.0bp 내린 3.317%를 나타냈다. 지난달 26일 이후 가장 낮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6.1bp에서 이날 27.4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추수감사절 등으로 거래일이 적은 이번 주 미 국채시장은 주택시장 우려와 뉴욕증시의 큰 폭 하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상승했다.

미 국채시장은 오는 22일 추수감사절로 휴장하고, 23일에는 조기 폐장한다.

장 초반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에 주목하며 소폭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던 미 국채 값은 주택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11월 주택시장지수는 60으로, 전월 68보다 대폭 하락했다. 2014년 2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67도 밑돌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국채수익률이 계속해서 올랐고, 모기지 금리 역시 상승했다. 이 영향으로 주택시장 지표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에 민감한 주택 건설과 같은 분야가 부진함에 따라 높은 대출 비용 부담이 전체 경제 성장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영향으로 위험자산인 주가가 점차 낙폭을 키웠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 값은 더 올랐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선임 경제학자는 "주택시장 활동을 제한하는 위협 요인들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의 확장세가 계속되기를 바라며 연준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 등의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상 기대를 낮추는 발언을 해 비둘기파적이라는 인상을 준 가운데 윌리엄스 총재는 금리 인상 지속 가능성을 고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다음 주 만남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된 점 역시 미 국채 값 상승에 일조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행로를 바꿀 때까지 미국은 행로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파트너 국가들을 과도한 부채에 빠뜨렸다고 지적하는 등 강경 발언을 이어가 긴장을 높였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부크바 최고 시장 분석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지 못할 경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중국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해 경제를 희생할 의향이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현재로써는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월간 국제자본수지(TIC)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전월 대비 137억 달러 감소했다.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이다.

통상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위안화 가치를 뒷받침하기 위한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반영한다. 중국 위안화는 지난 6월 달러 대비 가파르게 하락한 뒤 지난 몇 달간 안정세를 보인다. 달러-위안은 6.9306위안을 기록, 심리적으로 중요한 레벨인 7위안선에 근접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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