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고용지표 이후 서울 채권시장은 뚜렷한 재료 없이 글로벌 금리에 연동하며 움직이는 모습이다.

다음 주로 다가온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을 선반영한 가운데 시장이 대외 재료로 인한 변동폭을 키울 수 있을지 관심사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0일 금통위 전까지 시장은 상하방이 막힌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최근 글로벌 여건이 급변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강세 재료가 좀 더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분쟁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탈리아 예산안 ▲파키스탄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 등이 예상치 못한 리스크로 전개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될지와 내부 갈등이 치열해지고 있는 브렉시트 결과, 이탈리아가 다시 제출한 예산안이 받아들여질지에도 관심이 많다"며 "어느 이슈든 갑자기 터져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유럽위원회가 오는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가 재제출한 예산안과 관련된 답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이탈리아가 예산안을 수정하지 않은 만큼 유럽위원회의 답도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 파키스탄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협상을 개시한 점은 신흥국 위기설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전일 이주열 한은 총재도 국제결제은행(BIS)과 공동으로 개최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 보유 비중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요인에 영향을 크게 받게 됐다"며 "외국인 채권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되면 금융·외환시장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최근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글로벌 여건이 급격히 변하면서 기초 경제여건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에서 상당 규모의 자본이 유출돼 주가와 환율, 금리까지 변동성이 확대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아직 시장은 당면한 국내 금리 인상과 무역협상 등 이슈로 신흥국 불안에 주목하지는 않고 있다"며 "그러나 신흥국에서 계속 불안 조짐이 나오고 있어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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