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파푸아뉴기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은 가운데 이달 말 예정된 미중의 G20 회동이 더 큰 압박을 받게 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29일부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후 양자회담과 만찬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최악으로 치달은 무역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SCMP는 지난 주말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간 분위기에는 '극심한 긴장'이 있었다면서 이는 무역갈등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극심한 의견 차이를 드러낸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G20 회동에서 무역 타결을 이루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면서 이에 중국이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적인 기회가 될 수 있는 G20 회동 전 중국에 대한 압박을 최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SCMP는 지적했다.

APEC 정상회의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시 주석은 설전을 주고받으며 일부 이슈들에 대해 정면 충돌했다.

미중의 갈등으로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1993년 첫 회의 이후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대표단 일부는 공동성명 초안 작성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파푸아뉴기니 외교부 장관 집무실에 밀고 들어가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한때 외교부 장관 집무실 밖에 경찰이 배치되기도 했다.

SCMP가 인용한 한 중국 대표단은 중국 측 인사들은 시 주석이 연설을 마치고 펜스 부통령이 연설을 시작하기 전 대부분 회의장을 떠났다고 진술했다.

그는 "일부는 (연설) 장소를 떠났고, 남아 있었던 사람들도 회의장 바깥에 서 있었다"면서 "그들(중국)은 펜스의 연설을 듣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표단은 SCMP에 미중 관료들은 서로 거리를 두고, 대화를 꺼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과 중국인들이 사적으로 이야기한 모습을 떠올릴 수 없다"면서 "모든 이들이 우르르 그룹으로 몰려 (회의장에) 들어왔고, 그룹으로 나갔다"고 미중 대표단이 대화할 기회 자체가 없었다고 평했다.

류웨이동(劉衛東) 중국사회과학원 교수는 시 주석이 중국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항하는 자유무역 수호자의 이미지로 포장하려 하지만 독일, 프랑스,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들도 중국의 무역 관행에 대한 불만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면서 중국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무역전쟁을 해결하고 싶으면 지식재산권 보호와 관련된 조치를 도입해야만 하고, 관련 관세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시진핑-트럼프) 회동이 미국보다는 중국에 중요하지만, 양측의 협상가들과 의사 결정권자들은 다음 2주간 추가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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