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분리경영체제'가 견고히 자리 잡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할인점과 복합쇼핑몰사업 등을, 정유경 총괄사장은 백화점과 면세사업 등을 맡고 있다.

이에 향후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계열분리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 간 사업부문 정리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에서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사업영역이 겹치지 않도록 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광주신세계가 대형마트사업을 이마트에 넘긴 경우도 그 예다. 광주신세계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대형마트 사업부문을 이마트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대형마트 사업부문은 이마트 광주점이다. 양도가액은 41억3천700만원이며, 양도 기준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양도 후 광주신세계에는 백화점 사업부문(광주신세계 백화점)만 남게 된다.

향후 광주신세계 최대주주인 정용진 부회장(지분율 52.1%)은 광주신세계를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를 중심으로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 사업 등을,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 중심으로 백화점과 면세사업 등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주식 274만399주(지분율 9.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 주식 96만7천853주(9.8%)를 들고 있는 2대 주주다.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 간 사업부문 정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세계그룹은 올 4월 면세사업을 통합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그룹 면세사업은 이마트가 지분 100%를 들고 있는 신세계조선호텔과 신세계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신세계디에프로 나뉘어 있었다. 통합 후 면세사업은 신세계가 맡게 됐다.

◇ 2016년과 작년에도 지분정리…향후 계열분리 가능성은

지난해 6월에는 복합쇼핑몰(스타필드) 사업을 책임지는 주체를 정용진 부회장으로 일원화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6월 말 이마트에 신세계프라퍼티 주식 170만주를 978억4천500만원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가 신세계프라퍼티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그동안 신세계프라퍼티 지분 90%는 이마트가, 10%는 신세계가 보유하고 있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부동산 개발과 쇼핑몰 운영 등을 하는 회사로, 스타필드청라 지분 99.97%, 스타필드고양 지분 51%, 스타필드하남 지분 5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를 책임지는 구조가 구축됐다.

실제 신세계는 2016년 5월 정용진 부회장이 보유한 72만203주를 주당 21만1천500원(총 1천523억원)에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대신 정 부회장은 정 총괄사장이 들고 있는 이마트 주식 70만1천203주를 주당 18만3천500원(총 1천287억원)에 매입했다.

업계에서는 광주신세계, 신세계페이먼츠 등 공동기업 지분정리와 이명희 회장이 보유한 신세계·이마트 지분 승계작업이 마무리되면 계열분리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명희 회장은 이마트 508만94주(지분율 18.22%), 신세계 179만4천186주(18.22%)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에게 넘기면 지분정리는 대부분 끝난다.

김병균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2016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 간 지분정리는 계열분리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과정"이라며 "다만 변수가 적지 않은 만큼 향후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yg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