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역외 투자자들의 달러 매도에 1,120원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 거래일 대비 2.80원 밀린 1,125.80원에 마감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 분위기가 이어짐에 따라 역외 투자자들 중심으로 달러 매도세가 계속됐다.

주로 1,12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하다가 장 후반에 이르러 1,125원대까지 하락했다.

장 초반에는 달러-원 환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13억 달러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외국인 배당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전망이 강했기 때문이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달러-원 1개월물의 마지막 호가 대비 3원가량 높은 1,128원에 달러-원 환율이 개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실제 삼성전자 배당금 관련 달러 매수세가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외국인의 주식 자금 역송금 수요가 나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천500억 원가량의 주식을 팔았다.

역외 투자자들은 달러 약세 흐름에 무게를 두고 달러를 매도했다.

지난주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부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 이후의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 21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22.00∼1,133.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A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방향성을 찾는 장이었다"며 "최근 미국 주식시장 하락세는 미국 특이 요인의 정보통신(IT) 문제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달러-원이 올랐어야 하지만 글로벌 달러 약세 분위기와 겹쳤다"며 "삼성전자 역송금 규모는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NDF 시장에서 달러-원이 밀릴 수 있지만, 1,120원대를 밑돌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B 은행 딜러는 "장중에 위안화 변동성은 죽었으나, 달러-원은 조금 살아나는 것 같다"며 "호가의 연속성이 떨어지다 보니 순간순간 변동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큰 그림 자체는 레인지를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고객 물량에 따라 장중에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북 클로징 시기다"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10원 낮은 1,128.50원에 출발했다.

삼성전자 역송금 기대심에 NDF 대비 3원 정도 높은 가격에 개장했다.

거래 부진 속에 수출업체 네고 물량으로 1,127원 선으로 하락했다가, 숏 커버로 1,129원대까지 올랐다.

이후 역외 투자자들의 달러 매도 움직임으로 1,125원대까지 밀린 뒤 재차 1,128원으로 뛰었다.

장 후반에는 위안화에 연동하면서 포지션이 정리되기도 됐다.

달러화는 1,125.30원에 저점, 1,129.40원에 고점을 나타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27.5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82억9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86% 내린 2,082.58, 코스닥은 1.61% 빠진 690.81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559억 원을, 코스닥에서는 84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2.50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00.66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4536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6.161을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9332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62.38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2.33원, 고점은 162.70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92억4천만 위안이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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