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20일 주요 유통업체와 기술기업 주가가 동반 부진한 데 따라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34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28.15포인트(1.71%) 하락한 24,589.29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7.27포인트(1.39%) 내린 2,653.4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3.05포인트(1.89%) 하락한 6,895.43에 거래됐다.

시장은 이날 집중된 주요 유통업체 실적과 주가 동향 및 기술주 움직임, 미국 주택시장 지표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주요 소매판매 체인인 타겟의 실적이 실망스럽게 나오면서 유통주 전반이 큰 폭 약세다.

타겟은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1.0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1.11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매출은 시장 예상을 상회했지만, 동일매장매출 증가율은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타겟은 유통 비용과 임금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시장이 기업들의 향후 실적이 둔화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핵심 근거인 만큼 우려를 자극했다.

회사가 블랙프라이데이를 정점으로 한 연말 소비시즌 전망을 밝게 내놨지만, 투자 심리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타겟 주가는 개장전 거래에서 12% 가까이 폭락했다.

주요 백화점 체인인 콜스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연간 전망이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제시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베스트바이 등 다른 주요 유통업체 주가도 일제히 하락하면서 유통 주 중심의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소매판매 ETF(XRT)'는 개장전 거래에서 4% 넘게 내렸다.

주요 기술주 불안도 진정되지 못했다.

애플 주가는 골드만삭스도 목표주가 하향 조정 대열에 합류하면서 이날 개장 전 거래에서부터 4% 가까운 하락세를 나타냈다.

아마존과 페이스북, 구글(알파벳), 넷플릭스 등 이른바 '팡(FAANG)'이 모두 약세다. 이들의 주가는 모두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애플 아이폰 매출 둔화 우려, 인터넷 규제 강화 가능성 등 주요 기술기업의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중국이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러지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강화하는 점 등도 기술주의 전반의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중국과 미국 등 다른 나라의 갈등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밖에 보잉이 인도네시아 항공기 추락사고를 낸 737맥스 기종 관련한 항공사들과의 컨퍼런스콜을 취소하면서 주가가 5% 넘게 급락한 점도 시장 전반에 부담을 키웠다.

이날 발표된 주택시장 지표도 부진했다.

상무부는 10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1.5% 늘어난 122만8천 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2.4% 늘어난 123만 채였다.

10월 주택착공 허가 건수는 0.6% 감소한 126만3천 채를 보였다. WSJ의 예상치 집계 결과는 2.3% 늘어난 127만 채였다.

상무부는 아파트 등의 다가구 주택 건설이 증가하면서 착공실적이 소폭 늘었지만, 기저의 수치는 건설업 전반의 약세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기술주의 불안이 시장 전체를 위협할 것으로 우려했다.

TS 롬바르드의 다리오 펄킨 글로벌 거시 운용 이사는 "단기적으로 예상치 못했던 기술주의 약세가 글로벌 경제를 타격할 수 있다"며 "팡 주가의 추가 하락은 전방위적인 미국 증시의 부진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1.25% 내렸다.

국제유가도 큰 폭 내렸다.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08% 하락한 56.01달러에, 브렌트유는 2.01% 내린 65.46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68.9%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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