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달러화 가치는 뉴욕증시가 다시 큰 폭 하락하면서 안전통화 선호가 커져 상승세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0일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679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544엔보다 0.135엔(0.12%)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69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500달러보다 0.00808달러(0.71%)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12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87엔보다 0.75엔(0.58%)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64% 오른 96.815를 기록했다.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하고, 서부텍사스원유(WTI)는 6.6% 폭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다.

여기에 달러가 지난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잇따른 비둘기파적인 발언에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도 생겨났다.

전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금리가 너무 낮다며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금리가 중립 수준에 가깝다면서 추가 금리 인상은 지표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잇다.

NAB의 레이 아트릴 외환 전략 대표는 "윌리엄스의 발언은 지난주 클라리다 부의장 등의 발언만큼 비둘기파적이지 않았다"며 "시장은 지난주 발언이 과도하게 비둘기파적이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고 달러 약세를 되돌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 발표된 주택 관련 지표가 부진하고,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하락세가 지속해 달러 강세는 제한되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킷 주케스 거시 전략가는 "달러가 이날 소폭 강세지만, 달러 열기는 빠졌다"며 "주택 지표 등이 크게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예상치 못한 약세는 시장의 우려를 키울 수 있고 주식이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주택 부진은 엔 등을 끌어올려 달러는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약해진 가운데 브렉시트 불확실성과 이탈리아 예산안 등의 우려가 있는 유럽 관련 통화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브렉시트와 관련해서 영국 내 대립뿐 아니라 스페인 총리가 협정 초안에 포함된 지브롤터 관련 조항이 변경되지 않으면 합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견해를 밝히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스페인 남단 지중해연안의 지브롤터는 영국이 1700년대 스페인 왕위계승 전쟁 때 개입해 획득한 영토로, 스페인은 이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이탈리아가 수정하지 않고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 대한 입장을 제출할 기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탈리아 관련 긴장도 강화됐다.

유로-달러는 1.14달러대를 다시 내줬고, 파운드-달러는 0.51% 하락한 1.27850달러를 나타냈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알빈 탄 전략가는 "투자 심리가 이끄는 장"이라며 "유럽 증시는 약세고 이탈리아 위험은 여전해 유로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보뱅크는 "내년 미국 달러가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머징마켓 통화나 유로의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이머징마켓 자산에도 압력을 가하고, 유로존 성장 둔화와 포퓰리즘 형태의 정치적인 위협이 유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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