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핵심소재 생산업체…기존 LS그룹서 인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정원 기자 = SK그룹이 2차전지의 핵심소재를 생산하는 케이씨에프테크놀로지스(KCFT) 지분 인수에 나선다. KCFT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올해 초 인수한 LS엠트론의 동박ㆍ박막 사업부다.

2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SK그룹의 지주회사 SK㈜는 KCFT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KKR과 협상 중이다.

앞서 KKR은 보유한 KCFT 지분 100% 가운데 최소 10% 이상을 매각하고자 지난달부터 주요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올해 2월에 3천억원을 들여 인수를 마무리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서다.

SK㈜는 소수 지분은 물론 경영권 인수에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가격이다.

KKR의 KCFT 인수가는 3천억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등의 영향으로 2차전지에 들어가는 KCFT의 동박, 박막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KCFT는 전기차와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용 동박·박막을 생산하는 데, 관련 분야에서는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KKR 보유한 KCFT의 가치는 1조원 수준으로 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수를 마무리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인수한 금액보다 3배 넘게 오른 셈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적자를 보던 KCFT가 조금씩 흑자를 거두자 LS그룹이 KKR에 서둘러 팔았다"며 "최근 후회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다만, 향후 2차 전지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KKR로서는 보유하고 있는 KCFT 경영권까지 매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도 이를 고려해 일단 소수 지분을 인수하고, 향후 KKR이 KCFT 경영권 매각에 나설 때 우선매수청구권 등의 조항을 계약서에 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매수권은 입찰에서 제시된 가장 좋은 조건을 기준으로 먼저 사들일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SK그룹이 KCFT의 지분 인수를 결정한 것은 2차 전지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SK그룹은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SK이노베이션을 앞세워 배터리 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이미 KCFT가 전지용 동박을 납품하고 있는 거래처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 투자를 결정한 것은 LG화학 등 기존 선발주자와 차이를 신속히 줄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을 통해 지난해부터 배터리 부문에만 1조원 이상을 쏟아붓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셀 공장의 유럽 거점 확보를 위해 헝가리 코마롬에 총 8천402억원 규모의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증평 정보전자소재 공장의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설비와 서산 배터리 셀 공장의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데도 약 2천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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