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국내 신용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에 따른 실적 부진 사유는 물론, 지주사나 그룹 이슈와 맞물려 임기와 상관없이 전격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임영진 사장은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장단 인사와 맞물려 거취가 결정된다.

신한금융은 은행과 카드, 금융투자·생명·자산운용 등 10개 계열사 CEO 임기가 내년 3월 모두 만료된다. 신한금융은 통상 CEO 임기가 '2+1(2년 임기 후 1년 연임)'이고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연임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남산 3억 원 사건 의혹이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르고 있고, 채용비리 관련 재판이 변수로 작용하면 핵심 계열사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임사장도 신한금융그룹 인사에 따라 이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은 교체에 무게가 실린다.

정 사장은 2016년 취임해 하나카드와 외환카드 합병을 순조롭게 이끌고 실적 개선 성과를 인정받았지만,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3연임 이후 첫 인사인 만큼 세대교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내년 가맹점수수료 추가 인하 등으로 영업환경 악화가 예상되면서 지주사 차원에서 하나카드에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마련을 지시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창권 사장도 실적 부진이 부담인 데다, 매각 이슈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공정거래법상 2년까지만 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내년 10월 이전에는 금융계열사를 처리해야 한다.

대기업 계열 카드사의 수장 교체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14년부터 5년째 삼성카드를 이끄는 원기찬 사장은 작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재임 기간이 길었던 만큼 다음 달 삼성그룹 인사에서 교체 대상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올해 실적 악화가 뚜렷한 데다 18년 동안 독점계약을 맺었던 코스트코를 현대카드에 빼앗기면서 조직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태다. 이에 위기돌파 수단으로 수장 교체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너 경영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의 거취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변화와 맞물려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그룹 인사를 총괄하는 첫 시험대이니만큼 파격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대카드는 실적 부진을 돌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디지털 인력을 300명 가까이 늘리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고, 코스트코와의 독점계약 성과가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벌써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규모 오프라인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내부적으로도 불만이 많은 상태다.

한 여신업계 임원은 "업계가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CEO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쇄신작업으로 교체 폭이 생각보다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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